신한, 부행장 12명 중 6명 신규 선임
새로 '별' 단 부행장 면면···50대 대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리딩뱅크를 다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부행장단 인사에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만 55세인 '젊은피' 이재근 이사부행장을 은행장으로 깜짝 발탁하며 세대교체의 상징이 됐던 국민은행은 이번 부행장단 인사에서 쇄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뒀다. 반면, 신한은행은 임기만료 부행장 12명 가운데 단 3명에 대해서만 연임을 결정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민은행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 5명 중 4명의 임기를 연장하는 내용의 인사를 단행했다. 애초 경영진 가운데 가장 젊은 이재근 이사부행장이 은행장에 내정되면서 이번 부행장단 인사에서도 파격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결과는 '안정'이었다. 이미 행장 인사에서 변화를 꿰한 데다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시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기존에 성과를 냈던 인사들을 다시 기용했다는 분석이다.
연임된 부행장은 김운태(58) 중소기업고객그룹 부행장과 성채현(56)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우상현(57) CIB고객그룹 부행장, 하정(54) 자본시장그룹 부행장 등 4명이다.
이 중 김운태 부행장은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으로 전보 발령됐다. 김 부행장은 이달 1일 은행장에 내정된 이재근(55)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의 뒤를 이어 국민은행의 부행장단을 이끌게 된다. 김 부행장은 스타타워기업금융지점장, 기업경영개선부장, 강남역종합금융센터장, 대전·충남지역영업그룹대표,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 등 기업영업 부문에서 폭넓은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이번 인사이동으로 빈 자리가 된 중소기업고객그룹과 WM고객그룹은 정문철(53)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최재영(54) 전무(현 연금사업본부장)가 각각 맡게 된다. 이번 인사에서 최재영 전무는 본부장에서 승진한 사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부행장 1명이 줄었는데, 직제를 나누다 보니 기존에 부행장이 맡았던 업무를 전무가 맡게 됐다"며 "그룹의 크기나 권한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부행장단 인사를 통해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이달 임기가 종료되는 부행장 12명 가운데 3명은 계열사 대표로 이동, 3명은 연임, 6명은 교체됐다. 새로 선임한 부행장 6명의 나이는 54~57세로 연령대가 기존 대비 2~3세 낮아졌다. 금융권 트렌드인 '세대교체'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로 이동한 부행장은 정지호(58) 대기업외환그룹장(신한아이타스 대표), 이병철(58) 퇴직연금그룹장(신한신용정보 대표), 조경선(56) 디지털개인부문 겸 개인그룹장(신한DS 대표) 등 3명이다.
연임된 인사는 장동기(57) GMS그룹장, 안효열(56) WM그룹장, 배시형(57) ICT그룹장 등 3명이다.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던 것이 연임에 성공한 배경으로 꼽힌다.
신규 선임된 부행장은 △오한섭(57) 여신그룹장(현 PRM마케팅부 본부장) △박현주(56) 소비자보호그룹장(현 서부본부장) △정용기(56) 개인그룹장(현 영업추진부 본부장) △박성현(56) 기관그룹장(현 신한금융지주 CSSO 부사장) △이영종(55) 퇴직연금사업그룹장(현 신한라이프 부사장) △서승현(54) 글로벌사업그룹장(현 글로벌사업본부장) 등 6명이다.
신규 선임된 부행장들의 경우 각 분야에서 오랜 기간 직무를 익힌 전문가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기용하는 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직무전문성에 초점을 둔 인사 기조는 부행장뿐 아니라 이날 단행된 본부장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신한은행은 직무전문성을 갖춘 분야별 적임자 17명을 본부장으로 선임, 차세대 그룹장 후보군으로 발탁했다. 본부장 연령대도 1968~1969년생(만 52~53세)으로 구성됐는데, 은행권 세대교체 흐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68~69년생의 젊은 인재 17명을 본부장으로 선임해 미래 핵심사업을 이끌 세대교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