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등 상장사 신규 진입···제넥신 등 바이오주 대거 제외
메리츠금융, 시총 증가율 370%···삼성전자·카카오, 최다 증가·감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1년 새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순위가 크게 바뀌며 주식시장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100곳 중 95곳은 순위 변동이 나타났고, 20곳은 전년과 달리 '톱100'에서 자취를 감췄다. 54개 기업은 '1조 클럽'에 새로 진입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가 12일 발표한 '2021년 대비 2022년 각 연초 시가총액 순위 및 금액 변동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초 상위 100개 기업의 시총 규모는 2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1920조원)와 비교해 10.8%(208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시총이 1조원 넘는 곳은 288곳에 달했다. 같은 기간(234곳) 대비 54곳 늘었다.
시총 덩치는 1년 새 커졌지만, 주식 종목 간 희비는 교차했다. 특히, 시총 상위 10곳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5곳을 제외한 95곳에서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100곳 중 20곳은 '톱 100'에서 탈락했고, 새로운 기업들이 진입했다.
시총 상위 '톱10'에서도 자리다툼은 치열했다. 지난해 초 대비 올해 초 10대 기업 중 6곳의 순위 변동이 이뤄졌다. 삼성전자(1위)와 SK하이닉스(2위), 삼성바이오로직스(4위), 삼성SDI(7위)는 1년 동안 순위 변동이 없었다.
반면, 지난해 1월 초 6위를 유지했던 셀트리온은 올 초 11위로 5계단 뒷걸음했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도 10위에서 13위로 밀려, '톱10'에서 자취를 감췄다. LG화학은 지난해 초 파죽지세로 '백만화학'으로 3위에 올라섰지만, 현재는 8위로 5계단 내려앉았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올 초 기준, '톱10'에 새로 진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 5위에서 올해 3위로 전진했다. 현대차도 8위에서 6위로 앞섰고, 카카오 역시 9위에서 5위로 4계단 상승했다. 다만, 이들은 올 들어 뚜렷한 주가 부진을 겪고 있어, 순위 하락 가능성이 있다.
시총 10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카카오페이(14위) △크래프톤(18위) △SK바이오사이언스(22위)△SK아이이테크놀로지(35위) 등이 시총 10조원을 넘기며 10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 이들 모두 지난해 상장했다.
반면, 제넥신이 지난해 99위에서 올해 206위로 뒤쳐졌고, 신풍제약(45위→184위) 대웅(98위→174위) 녹십자(51위→132위) 알테오젠(62위→111위) 씨젠(63위→107위) 한미약품(74위→101위) 등 바이오주는 주가 부진으로 시총 100위권에서 제외됐다.
상위 100위 기업 중 4곳은 최근 1년 새 시총 순위가 무려 50계단 도약했다. 이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초 시총이 1조2972억원으로 194위에 그쳤지만, 1년 새 6조975억원, 65위로 128계단 점프했다. 또, 엘앤에프 79위(135위→56위), 메리츠화재 76위(161위→85위), 일진머티리얼즈 55위(121위→66위) 등 도 큰 폭으로 올라섰다.
1년 새 시총 증가율이 100% 넘는 곳은 11곳으로 파악됐다. 시총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메리츠금융지주는 370% 급증했다. 앨엔에프도 2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238.1% 올랐고, 펄어비스(169.2%), 에코프로비엠(167.2%), 하이브(157.5%) 등도 상승률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총 증가액으로 보면 카카오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초까지 35조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초 51조원으로 16조원 불어났다. 다만 지난해 한때 75조원 수준까지 올라섰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 하락했다. 최근 며칠간 뚜렷한 하락세로 이달 11일 42조원대까지 쪼그라든 상황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48조 1291억원에서 61조6824억원으로 13조5532억원 줄었고, 하이브(8조 8658억원)와 HMM(7조 9434억 원), 기아(7조 5397억원) 순으로 시총 금액이 많이 증가한 상위 5개 기업군에 포함됐다.
반면 지난해 대비 올해 시총 금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초 495조원이던 시총은 올 초 469조원으로 26조원 이상 하락했다. 다음으로 셀트리온(-19조 5292억원), LG화학(-19조 1305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0조 5355억 원) 등도 최근 1년새 시총이 10조 원 넘게 감소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에는 신규 상장된 주식종목 중 시총 상위권을 꿰찬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며 "올해 초반 주식시장은 복합적인 요인 등으로 1분기에는 다소 약세 흐름을 보이다가 3월에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이 어떤 산업 등에 주력해 다양한 정책 등을 펼쳐나갈지 여부에 따라 업종 간 희비도 크게 교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