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장기 투자 수요 충족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올해도 자산운용사들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저마다 여러 방면으로 경쟁력 강화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ETF 운용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속속 인하하고 나서면서 시장을 보다 많이 점유하고자 한다.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1일, ETF 7종에 대한 보수를 인하했다. 대상 상품은 업계 내 동일 혹은 유사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국내주식형 2종과 미국주식형 2종, 미국리츠 1종 국내외 채권형 2종 등 총 7종이다.
KODEX 10년국채선물은 기존 0.25%에서 0.07%로 낮췄고, 0.30~0.45%이던 나머지 ETF는 0.09%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지난해에도 중국 관련 ETF 4개 보수도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 시장을 통한 ETF 장기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ETF 시장 점유율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4일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 ETF' 총 보수를 연 0.58%에서 0.25%로 0.33%p 낮췄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지수 레버리지 ETF 총 보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7월에도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4종의 총보수를 연 0.09%에서 0.022%로 인하한 바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투자자 장기 수익률 제고와 합리적이고 효율적 수단 제공을 위해 ETF 보수 인하를 지속 추진 중이라고 미래에셋운용 측은 설명했다.
KB자산운용도 'KBSTAR 미국 나스닥100'과 'KBSTAR200' 보수를 각각 0.021%, 0.045%로 내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시장 ETF 5종을 기존 0.25%~0.07%에서 0.02%로 일괄 인하했다. 역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지난해 말 ETF 시장 점유율은 4.6%로, KB자산운용에 3.3%p 뒤져있다.
연금 투자자를 중심으로 ETF 장기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투자상품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자산운용사들이 보수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격전지인 ETF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ETF가 불안한 증시 속 양호한 수익률을 시현하는 데다 장기 투자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보수 인하를 통해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하고자 한다"며 "일부 운용사에서 보수를 낮춤으로써 ETF 자금 유입 효과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용사들은 보수 인하를 기점으로 ETF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 외에 다양한 인재 육성과 다양한 상품 개발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등 고객 확보 방안에 골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