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가산금리에 인터넷은행 대출이자도 '쑥'
치솟는 가산금리에 인터넷은행 대출이자도 '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뱅크 가산금리 5.81%, 전달보다 0.90%p↑
5대 시중은행 평균 약 3.92% 대비 3.42%p 높아
중금리 대출 확대 기조 속 금리경쟁력 퇴색 지적도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리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금리가 주요 은행과 비교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평균 금리는 물론, 은행이 자체적으로 더하는 가산금리까지 높아지면서다.

일각에선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경쟁력이 퇴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 역시 고신용자 대출보단 중금리 대출에 역점을 둘 요량이어서 가산금리를 비롯한 평균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7.34%로, 전달 연 6.19% 대비 1.15%포인트(p) 올랐다. 같은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 평균인 약 3.92% 대비 3.42%p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은행이 자체적으로 더하는 가산금리가 높아졌다. 기준금리는 같은 기간 1.28%에서 1.53%로 0.25%p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가산금리가 4.91%에서 5.81%로 0.90%포인트나 상승했다. 서민금융을 제외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9.79%로, 이 경우 가산금리는 8.26%까지 올라간다.

같은 기간 5.71%의 평균 금리로 신용대출을 취급한 케이뱅크는 전달에 비해 금리가 0.62%p 올랐는데, 기준금리(1.45%)가 0.25%p 오르는 동안 가산금리(5.37%)는 0.59%p 뛰었다. 케이뱅크는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카카오뱅크보단 대출 금리가 높게 형성되지는 않았다.

오픈하자마자 대출 영업을 중단했던 토스뱅크는 지난해 11월 기준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5.07%, 가산금리가 4.01%였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로 구성된다. 이중 가산금리는 은행이 각종 비용 등을 고려해 조정하는 금리다. 여기에 주거래 고객의 이용실적 등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가감조정금리를 적용해 최종 금리를 결정하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금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비교적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대출 금리가 낮은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고 신용이 취약한 고객들을 유입하다 보니 평균 대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대출을 내준 차주의 신용점수(KCB 기준)는 평균 600점대로, 평균 800~900점대인 타 은행 대비 낮았다. 그만큼 중금리 대출을 늘렸다는 얘기다. 고신용자에 비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저신용자를 주로 취급한 터라 가산금리에도 관련 위험 비용이 반영됐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난해 4분기부터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한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평균 금리가 높아진 것"이라면서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은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리가 높게 산정될 수 있다. 다만, 신용평점과 대비해 본다면 평균 금리가 높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의 당장 눈에 보이는 평균 금리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목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25%, 토스뱅크는 42%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10월말 기준 14.6%, 케이뱅크는 9월말 기준 13.7%에 그쳤다

중금리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현상이라지만, 업계에선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경쟁력이 갈수록 퇴색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각 은행이 신용프리미엄 등 위험비용을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올린다면 대출금리가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는 인터넷은행은 신용점수로 따졌을 때 시중은행 대비 여전히 금리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금리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가산금리에 각종 위험비용 등이 반영되고, 더 낮은 신용등급의 대출을 늘려나간다면 평균 금리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