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15사···상장일 공모가 하회도 15사 '양극화'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호조와 시중 유동성 증가 등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상한가)에 직행한 기업도 15곳에 달했지만, 공모가를 하회한 곳도 15곳으로 양극화가 발생했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IPO에 나선 기업은 89개사로 집계됐다. 전년(70사)과 비교해 27.1% 증가한 수준이다. 공모액도 4조5000억원에서 333.9% 급증한 19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과 경쟁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수요예측 참여 기관과 경쟁률은 각각 1271곳, 1193대1로, 전년(1074곳, 871대1) 대비 큰 폭 증가했다. 경쟁률 상승 등으로 공모가가 밴드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비중도 86.5%에 달했다.
기관투자자 간 경쟁 심화로 의무보유 확약비중도 전년(19.5%)보다 14.1%p 늘어난 33.6%로 나타났다. 운용사(펀드)에 가장 많이 배정(55.0%)했고, 기타(투자일임업자·저축은행 등 17.0%), 외국인(16.5%), 연기금·은행 등(8.8%), 투자매매·중개업자(2.6%) 순이다.
일반 투자자의 청약경쟁률도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은 1136대1로, 전년(956대1) 대비 18.8% 증가했다. 앤비티가 무려 4398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알비더블유(3707대1)와 맥스트(3382대1), 와이엠텍(3210대1) 등이 뒤이었다.
2020년 중반 이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 및 크래프톤(4조3000억원) 등 대형 IPO 등장 등으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데 기인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청약증거금도 총 784조원(평균 8조8000억원)으로 전년(342조원, 평균 4조9000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의 종가 수익률은 평균 57.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15사(16.9%)는 '따상'을 기록하는 등 상장 첫날 주가가 폭등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2020년에는 7사(10.0%)에 그쳤다.
'따상'은 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30%)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시장 속어다. 반면, 지니너스(-33.0%) 등 15사(16.9%)는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20년 20.0%)하는 등 공모시장에서 양극화가 발생했다.
공모가 대비 연말 수익률은 54.8%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상장 당일 종가수익률(57.4%) 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진시스템(-42.8%) 등 28사(31.5%)의 연말 종가는 공모가를 하회해, 공모주 투자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조언했다.
기술성장 등 특례상장 기업의 비중도 지속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6곳으로, 전체(75곳)의 절반에 가까운 48.0%를 점유했는데, △2018년 30.0% △2019년 34.8% △2020년 40.0% 등 꾸준히 늘고 있다.
특례상장 기업 중 IT 업종 비중(11사, 31%)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기술·IT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오업종 특례상장은 10개사로, 2020년(16사)보다 6곳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트렌드인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대한 시장 내 관심이 높아 관련 ETF·개별종목에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고 메타버스 관련기업 IPO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증권신고서 등에 산업동향·위험요소, 사업모델·계획 등이 체계적으로 기재되도록 공시 충실도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례상장사에 대한 심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례상장기업의 IPO와 관련해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기술평가 세부내용과 상장주선인의 성장성 평가 근거 등에 대해 면밀히 심사하는 한편, 공모가 산정 관련 미래이익 추정 근거의 적정성 등을 중점 심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또 IPO주관업무의 품질 향상을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주관사의 주관업무 운영실태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평가결과를 주관사에게 통보해 주관업무 수준을 자율적으로 개선토록 하는 한편, 평가결과를 심사업무에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