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탈석탄 외쳤지만···"석탄금융 지원 1년새 15.4조 증가"
국내 금융사 탈석탄 외쳤지만···"석탄금융 지원 1년새 15.4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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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 선언 금융사 100개로 급증···석탄자산 익스포져는 18.1조↑
"2030년, 탄소중립 티핑포인트될 것···적극적인 기후행동 전개해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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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탈석탄을 선언한 국내 금융기관이 1년 사이 100개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누적 석탄금융 지원 규모는 약 15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에 노출된 금액을 의미하는 석탄자산 익스포져도 18조원 이상 증가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담은 '2021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백서는 국내 공적 금융기관과 민간 금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21년 6월말까지 석탄발전과 관련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회사채, 보험지원 등의 현황을 전수조사 방식으로 분석한 보고서다. 2020년 10월 발간에 이어 두번째로 발간됐다.

백서에 따르면 2020년 6월말 18개이던 탈석탄 선언 금융기관의 수는 1년 만에 100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누적(2009년~2021년 6월말) 석탄금융 지원 규모는 약 74조9000억원으로, 2020년 6월말(59조5000억원) 대비 15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석탄금융 지원 규모 중 39조9000억원은 공적금융, 46조원은 민간금융이었다. 공적금융기관 중에는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무역보험, 우정사업부, 산업은행 순으로 석탄금융 지원 규모가 많았다. 민간금융 중에는 삼성화재, 삼성생명, DB손해보험, 흥국화재, 현대해상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기관이 2021년부터 2050년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회사채를 통해 발생시키는 석탄자산의 누적 금융배출량은 10억4000만 이산화탄소환산톤(tCO2e)에 달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투자, 대출, 보험 등 각종 금융 제공을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석탄자산 익스포져도 지난해 6월 기준 86조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8조1000억원 증가했다. 국내 전체 석탄발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금융기관의 석탄자산 금융배출량 비율은 올해 21.7%(2018년 배출량과 비교)에서 2030년 50.6%로 두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이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권고한 선진국의 석탄발전소 폐쇄시점이라는 점, 한국의 2030년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따른 석탄발전 배출량이 2018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30년 이후 금융권의 석탄발전 배출량 기여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백서는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석탄발전 관련 대출 및 채권자산의 99.9%는 2050년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며 LNG 등 대부분의 화석연료 관련 대출 및 채권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금융기관이 연장만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도 석탄 등 화석연료 관련 자산이 자동 소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백서는 국내 금융기관이 탄소중립과 관련해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해서 주목해야 하는 시점은 2050년이 아닌 2030년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근거해 1.5도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2030년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국내 공적·민간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선언은 신규 투자중단이라는 소극적 대응에 머물고 있다"며 "금융의 특성상 약정된 금액의 집행이 앞으로도 이어질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탈석탄 선언이 증가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국내 금융기관이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대출과 채권 자산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철회 없이 만기연장만 하지 않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을 이룬다면 그린워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탄소중립과 관련한 티핑 포인트가 2030년인 만큼 이 시점에 맞추어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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