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세번째 증시 상장 도전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완주(?)에 성공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고, 다음주면 결과를 받을 수 있을걸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74.13%를 보유중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진행된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변동사항 없이 기존과 같이 2022년 연내 혹은 이르면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기록하는 등 IPO 흥행 가능성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현재 기업가치 8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흥행여부에 따라 최대 10조원까지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IPO를 통해 사업다각화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의 IPO 도전은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첫 도전 당시 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정유화학업종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두 달만에 포기했다.
지난 2018년 재도전에서는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급할 필요 없다고 판단, 지분 17%를 사우디아라비라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1조3749억원)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세번째 도전인 올해도 현대오일뱅크는 IPO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대어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IPO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올 초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금액 12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한바탕 쓸고 지나가버렸다.
현재 IPO시장에는 10조원 규모의 SSG닷컴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외에 카카오모빌리티(6조원), 마켓컬리(4조원), CJ올리브영(4조원), 교보생명(3조원) 등의 상장이 예정돼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부진이 계속되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월 전후로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려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