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미국 물가지표 급등에 따른 긴축 우려에 2740선으로 밀렸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4.22p(0.87%) 내린 2747.71로 나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전일보다 32.79p(1.18%) 내린 2739.14에 출발한 지수는 낙폭을 축소하며 장중 한때 2760선까지 올랐지만 이내 다시 우하향했다.
투자주체별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4636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3751억원, 개인은 7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도, 비차익거래 매수 우위로 총 138억27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급등으로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금리 인상 강도를 자극한 우려가 증시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6%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5%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4% 상승과 7.2% 상승을 모두 웃도는 것으로 전달 기록한 0.6% 상승과 7.0% 상승도 상회한 것이다.
CPI가 발표된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0bp가량 올라 2%를 뛰어넘었다. 이는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0bp가량 폭등하며 1.51%까지 올라섰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업종별로 의료정밀(-3.52%)과 의약품(-2.48%), 화학(-2.19%), 건설업(-2.03%), 유통업(-1.53%), 기계(-1.39%), 운수장비(-1.37%), 전기가스업(-1.31%), 음식료업(-1.24%), 서비스업(-1.22%), 종이목재(-1.09%), 통신업(-1.01%), 보험(-0.98%), 제조업(-0.87%) 등 대다수가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0.66%)가 나흘 만에 하락했고, NAVER(-1.21%), 삼성바이오로직스(-2.84%), LG화학(-4.24%), 현대차(-1.35%), 삼성SDI(-3.87%)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1.58%)는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LG에너지솔루션(1.58%), 카카오(5.04%) 등도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26곳)이 상승 종목(166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40곳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26p(2.04%) 내린 877.42로 급락세를 이어갔다. 전장보다 10.37p(1.16%) 하락한 885.31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장 내내 급락세를 지속했다. 미 증시에서 국채금리가 급등한 여파로 나스닥 지수 낙폭이 더 컸던 점이 코스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3.06%)를 비롯, 펄어비스(-2.39%), 엘앤에프(-5.06%), HLB(-3.59%), 위메이드(-10.13%), 셀트리온제약(-2.62%), CJ ENM(-5.14%) 등 시총 상위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0원 오른 달러당 1198.50원으로 4거래일 안에 상승 마감했다. 미국 CPI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날 종가보다 4.5원 오른 1201원에 개장한 환율은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며 장 초반 1201.5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