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은행들이 최근 주식시장 안정세를 틈타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겪었던 머니무브 현상이 완화되자 수수료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가계대출보다는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영업의 펀드 및 중기대출 '쏠림현상'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현재 총수신 잔액은 498조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25조원 이상 늘었다. 이는 올 초 은행들이 증시불안을 틈타 고금리 특판예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으며, 우리은행 7조3천억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4조원 가량을 유치했다.
은행들의 수신고가 크게 증가한 반면 펀드잔액은 급감했다. 이들 은행의 펀드판매 잔액은 지난해말 93조2천억원에서 지난달말에는 87조4천억원으로 6조원 가량 감소했다. 금융권 최대 판매처인 국민은행의 펀드판매 잔액은 올들어 2조8천억원으로 줄었으며, 신한은행도 2조2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1천억원, 6천억원 가량 각각 감소했다. 펀드판매량 감소는 수수료 감소로 직결된다.
특히 올초 고금리예금으로 수신고를 채운 은행들로선 과거 어느 때보다 마진압박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은행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은 4천694억원으로 전년(2,4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국민주택 기금 수수료와 신탁 수수료가 전년 대비 각각 29%, 3.8%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펀드 판매 수수료와 함께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가 21.7% 늘어나면서 전체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1조 71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역시 중국 관련 펀드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펀드판매 수수료 수익이 3,368억원으로 전년(1,138억원) 대비 두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펀드영업 확대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는 한편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30일까지 '봄맞이 인터넷 펀드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 인터넷 펀드 기획전은 다양한 펀드 중에서 한국, 글로벌, 이머징, 아시아, 대안 투자별로 구분해 추천펀드를 안내함으로써 고객들이 최적의 투자선택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또 행사 기간 중 한국씨티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월 10만원 이상 적립식펀드에 신규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 핸드폰 무료통화권을 증정한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분리·운영했던 신규시스템과 투자상담시스템을 하나로 합쳐 펀드시스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객상담서비스부터 신규가입까지 한번에 이어지도록 부가기능을 강화했다. 또 SC제일은행은 지난해말 인수한 펀드사무수탁회사 '에이브레인'을 'SC제일펀드서비스'로 이름을 바꾸고 자금관리, 펀드수탁, 자산관리 부문의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우리펀드배틀 모의투자대회'를 개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의 펀드 관심도 증대 및 역량강화를 위해 실시되는 대회로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 또한 크게 늘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동안 3조2천억원의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했으며 신한은행 2조4천억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1조8천억원 가량의 대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4개 은행이 총 3조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에도 주택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들은 기업대출과 수수료 수익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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