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상반기 용인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가 착공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상생 클러스터에 반도체 첨단 팹을 지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특수목적회사(SPC)가 토지를 사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고, 우리가 (맡아)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진도가 잘 나가고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 첫 팹을 오픈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일부 토지 보상 등의 문제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반박한 셈이다. 용인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는 2019년 사업계획이 확정된 프로젝트로, SK하이닉스는 클러스트 내 부지를 분양받아 약 120조원 이상을 투자해 4개의 첨단 팹을 지을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에 1단계 팹 착공, 2026년 초에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 밖에 1조2000억원을 들여 상생 클러스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주민 설득과 인허가 절차 지연으로 당초 건설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용인에 공장을 세울 수 있는 시점이 미뤄진다면 다른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기존 계획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모든 기업은 (사업) 추진시 지연 등에 대비해 항상 플랜 A, B, C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언급한 것일 뿐 용인클러스터가 심각한 문제에 빠졌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6년 용인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이천과 청주와 함께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3각축을 구축할 방침이다. 향후 이천공장을 본사기능과 R&D·마더팹(Mother FAB) 및 D램 생산기지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 용인은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삼고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글로벌 경제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반도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최근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가격이 워낙 다이나믹해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고객들의 수요 측면에서 보면 올해도 사업은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초호황기 때 기록한 종전 최대 매출인 2018년 40조4450억원을 3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12조4103억원으로, 2018년(20조8437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D램 사업에서는 재고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면서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낸드 사업의 경우 규모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 아울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낸드 자회사 솔리다임 출범, 이천 M16 팹 본격 가동 등을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준비하며 급변하는 ICT환경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올해 초 "SK하이닉스는 더욱 뛰어난 기술과 제품, 그리고 인류와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