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직 CEO, 대선 앞두고 줄서기···잇단 李·尹후보 지지선언
금융권 전직 CEO, 대선 앞두고 줄서기···잇단 李·尹후보 지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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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금융"vs"책임론"으로 양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대선을 2주 앞두고 전직 금융인들이 여야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관치금융'을 넘어 '정치금융'에 휘둘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적절하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24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금융인들은 금융의 공공성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 금융인들은 현 정부에 대한 책임론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먼저,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한 금융인들은 이정환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시석중 전 IBK자산운용 대표, 백국종 전 우리은행 부행장, 심재오 전 KB국민카드 대표, 조기욱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박종길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등이다.

이들 금융인은 이 후보의 대표 금융공약인 '기본시리즈'를 높게 평가한다. 기본시리즈는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으로 이뤄진 공약으로, 전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이 보장되는 보편적 복지국가를 목표로 한다.

세부적으로 △19∼29세 청년에 연 200만원(청년 기본소득+전 국민 기본소득), 그 외 전 국민에 연 100만원 지급(기본소득) △무주택자에 공공주택 100만호 공급(기본주택) △전 국민에 저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 1000만원 제공(기본금융)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금융인들은 이 후보의 공약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은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진행된 각종 금융정책이 오히려 업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왔다고 주장한다. 정권 교체를 통해 가계부채 관리, 사모펀드 손실 사태 예방 실패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 등 굵직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거쳐왔던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을 필두로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김주하 전 NH농협은행장, 유상정 전 IBK기업은행 부행장, 문병천 전 흥국화재 대표, 조재현 전 우리FIS 대표 등이 윤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전직 금융인들의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바라보는 현직자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정치권이 금융사 경영에 개입하는, '정치금융'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선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같은 업권에 몸담았던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특별한 언급을 피하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 반대법, 예대금리차 공개법 등 금융사 경영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정치금융은 현 금융인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존재"라며 "전직자들의 의견이나 과거 소속이 현 금융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두 대선 후보의 금융공약이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전직 금융인들의 지지선언이 실제 업권을 위한 행동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두 후보는 모두 청년층 대상 LTV 완화, 복지 확대 등 '퍼주기'를 골자로 하는 금융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퍼주기'식 약속이 결국 금융사 '팔 비틀기'로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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