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긴장 고조 가능성↑···전저점 하회 시 분할 매수"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주 국내 증시를 요동치게 했던 우크라이나발(發) 전쟁 이슈가 이번주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월21일~25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2744.52) 대비 67.76p(2.47%) 내린 2676.76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4605억원, 5707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개인은 1조8511억원어치 사들였다.
우크라이나발(發) 이슈가 쥐락펴락한 주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약세를 보였다가,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 합의 소식에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침공이 현실화하자 코스피가 2.6% 급락하며 한 달 새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주 후반엔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저가 매수 유입에 1%대 급반등했다.
이번주 증시도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 리스크에 따라 좌지우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단기적 충격에 그쳤던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예상을 벗어난 만큼 추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코스피 예상밴드는 △NH투자증권 2540~2700 △하나금융투자 2600~2720선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작전 개시를 전격 선언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 수출 통제와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것이 주요 제재 내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평균 하락률은 -3.8%로 현재 코스피 조정폭은 이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 주식시장이 이런 리스크에 좀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한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에 코스피가 전저점을 하회할 경우 분할 매수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원유와 가스 수출 제한으로 대응하면 에너지 가격을 높이고 글로벌 경기의 하방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와 상품가격 상승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계획하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입장에서 매파적인 속도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키며, 증시 하락을 자극하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영향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태 해결을 확인한 후에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더 나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의 장기·전면전 현실화와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연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시장의 심리적 과민반응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이 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3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만 지나고 나면, 2분기에는 호재들도 나타날 것이고, 과매도권에 진입하고 있는 성장주로 관심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