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러시아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러시아로 향하는 극동 노선 2개를 대상으로 일시 운항 중단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문제 삼아 러시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극동노선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선사는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독일 하팍로이드,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등이다.
여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자국, 역내 항구와 영해에 러시아 선박의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이미 자국 항구에 러시아 선박 입항을 금지했다.
현재 HMM은 부산∼보스토치니 노선과 부산∼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보스토치니 노선에는 소형 선박인 17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1척을 투입하고 있고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선 같은 규모의 선박을 운용하는 타 선사의 선복을 빌려 운항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 대부분이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우크라 사태 지원을 선언하면서 러시아행 화물 선적 예약을 더는 받지 않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러시아 노선으로 가는 선복량(적재공간) 자체가 워낙 소량이라 운항을 중단해도 피해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82만TEU 규모의 선복을 운용하는 HMM 입장에서 러시아 노선 비중은 아주 작아 운항을 중단해도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에 물량을 수출하거나 수입해오는 국내 기업들은 피해가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은 명태 수입의 96.1%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대게(100%), 대구(93.6%), 명란(89.2%), 북어(92.7%) 등의 수산물도 러시아산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대(對)러시아 제재로 피해를 본 기업에 2조원 규모의 긴급금융지원을 시행키로 했다. 금융당국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수출입 기업 및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유동성 확대, 수출 거래선 다변화 등을 지원한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해운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대러시아 제재의 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