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돌아온 포켓몬빵'이 엠제트(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돌아온 포켓몬빵은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상품이다.
1998년 첫선을 보인 포켓몬빵은 동봉된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수집 열풍을 일으키며 월평균 500만개씩 팔렸다. 1998년 가격은 500원이었지만 이제 1500원으로 올랐다. 당시 어린이였던 포켓몬빵 소비자들은 30~40대로 성장했다. 30~40대는 돌아온 포켓몬빵 출시를 반겼다. 덕분에 돌아온 포켓몬빵 시리즈는 지난 7일까지 300만개나 팔린 상태다.
현재 돌아온 포켓몬빵 시리즈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파이낸스'는 8일 돌아온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서울시내 편의점 20곳을 돌아다녔다.
가장 먼저 찾은 이마트24에선 돌아온 포켓몬빵을 만나지 못했다. 일부 손님은 돌아온 포켓몬빵이 없다는 걸 알고 발길을 돌렸다. 편의점에서 만난 김모(20대)씨는 "아침부터 나와 10여군데에 편의점과 슈퍼마켓에 들렀지만 돌아온 포켓몬빵을 찾을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편의점은 돌아온 포켓몬빵 발주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이마트24 점주는 "SPC삼립 측에서 돌아온 포켓몬빵 5개를 주문하면 발주 장려금 1000원을 준다고 했지만, 물량 확보가 안 돼 1개 이상 주문 못 하게 발주 제한 걸리더니, 이젠 시리즈 한 품목당 1개만 주문 가능하다"고 귀뜸했다.
GS25·CU·세븐일레븐 매대도 확인했지만 역시 돌아온 포켓몬빵은 없었다. 해당 점포들 역시 돌아온 포켓몬빵 발주량이 1~2개로 제한됐다고 했다. CU 점주는 "매대에 놓아둘 틈도 없이 손님들이 기다리면서 돌아온 포켓몬빵을 사간다. 애초 하루 10개씩 발주됐는데 지금은 하루 2개뿐"이라고 밝혔다.
GS25에서도 돌아온 포켓몬빵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GS25 점주는 "일부 소비자들이 돌아온 포켓몬빵 배송차량을 기다리는 등 오픈 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면서, "매일 오후 9시30분 돌아온 포켓몬빵이 입고 되니, 그 때 와보라"고 알려줬다.
이대로 돌아온 포켓몬빵 구입을 포기할 수 없어 주택가 구석 작은 슈퍼마켓을 찾았다. 결국 돌아온 포켓몬빵 2개를 손에 넣었지만, 슈퍼마켓에서도 편의점처럼 돌아온 발주 제한된 상태임을 알게 됐다. SPC삼립 관계자는 "돌아온 포켓몬빵의 폭발적인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돌아온 포켓몬빵 인기는 동봉된 띠부씰을 모으는 재미 덕분이다.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에서는 돌아온 포켓몬빵 띠부씰 수집 열풍이 불고 있다. 당근마켓의 띠부씰 가격은 캐릭터 등급에 맞춰 매겨진다.
전문가들은 돌아온 포켓몬빵 인기가 키덜트 문화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포켓몬빵의 열풍은 키덜트 문화의 일환"이라며 "구매력이 생긴 성인들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상품 구매에 나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