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대손충당금·자기자본 등 지속 확충 유도"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7조원에 육박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출 자산이 불어나면서 이자로 번 돈이 4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12조1000억원) 대비 39.4%(4조8000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로 따지면 역대 최대 수준이다.
HMM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관련 이익 등 비경상적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이 1조8000억원이나 급증한 산업은행을 제외해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4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24.1%(2조8000억원)나 뛰었다.
이러한 양호한 실적은 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지난해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46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4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자이익 증가는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증가한 데서 비롯됐다. 이자수익자산만 지난 2020년 252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758조3000억원으로 9.4% 급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45%로 전년 동기보다 0.03%포인트(p) 올랐다.
특히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 차이는 1.81%를 기록, 전년 대비 0.03%p 커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예대금리차가 1.86%까지 치솟았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1%(3000억원) 감소한 7000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할 경우 4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6000억원 줄었다. 전년도 이익증가의 기저효과로 외환·파생관련 이익이 감소한 데다, 금리상승 등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년도 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대손 비용은 4조1000억원을 기록, 2020년보다 42.7%(3조1000억원) 감소했다.
회계상 손익에 반영되지는 않았으나, 자산건전성 분류결과에 따라 추가 적립하는 대손준비금 순전입액은 2020년 6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순전입액은 같은 기간 1조8000억원으로 34.6%(5000억원)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잔액기준으로는 37조6000억원이다.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3%로 0.12%p 상승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1.46%p 올라 7.01%를 기록했다.
금융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잠재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상치 못한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은행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자기자본 등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