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체기 감안해 "윤석열 당선인 측 의사 반영"
내달 14일 열리는 금통위 '총재' 참석여부는 불투명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행의 신임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의 주요 보직을 거친 엘리트 금융·경제 전문가다. 이론·실무·국제경험 등을 두루 갖춘 차기 총재 후보 적임자라는 평가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3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는)국내·국제경제 및 금융·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한 경제·금융전문가"라면서 "풍부한 식견과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와 감각을 바탕으로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응하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신용정책으로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1960년생으로 충남 논산 출신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찍이 거시경제 학계에서도 기대가 컸던 인물로, 거시경제학, 금융경제학, 한국경제학 등의 전공으로 자본시장 현안과 금융감독시스템, 국책은행 민영화 등의 부문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학부 전공 학생들의 교과서 중 하나인 경제학원론(이준구·이창용 저)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로체스터대학 조교수, 세계은행 객원 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또한 지난 2004년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2007년에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2008∼2009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뒤, 2011년부터는 3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201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통화기금(IMF) 고위직(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은에서도 이 후보에 대해 학식, 정책 운용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방면에서 출중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무난한 성격에 주요 해외 경제 기관에서 일한 경험 등으로 국제 네트워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이주열 총재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등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임 후보 총재가 지명되기는 했으나, 내달 금융통화위원회 참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음 금통위 회의는 오는 4월14일로, 남은 기간은 20여일에 불과하다. 이주열 현 총재의 경우 박근혜 정부 시기인 지난 2014년 3월3일 지명돼 16일 뒤 국회 청문회를 거쳤다. 당시 청문회는 5시간 남짓으로 역대 총재 중 가장 단시간 내 청문회가 마무리되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부족함이 없는 차기 총재 후보라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그동안 총재 임명이 정권 교체기에 맞물리면서 지체됐지만, 이 후보는 이론과 실무, 국제경험이 모두 풍부한 차기 총재 적임자라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인 색깔이 강하지 않아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적은 인물로 평가받았다.
한편 이 후보자는 향후 한국은행법 33조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 대통령의 임명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