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공직자 816명 가운데 118명이 '다주택자'
14.5%으로 2년 전 절반으로 '뚝'···여전히 많은 수준
인수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2주택자 종부세 완화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부처 등에 재직 중인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중 14.5%가 집이 2채 이상인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가 등을 제외하고 공직자 자신과 부인 명의로 된 아파트,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을 집계한 결과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공개한 2021년 12월31일 기준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하고 부처 고위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장 등 재산이 공개된 중앙부처 재직자 816명 중 118명이 다주택자였다. 다주택자 중 16명은 3채 이상을 소유하고 있었다.
고위공직자 중 다주택자의 비중은 2년 전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2020년 3월 정기 재산공개 당시에는 고위공직자 750명 중 248명이 다주택자여서 그 비율이 33%였다. 이는 2019년 말부터 청와대와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실거주 목적의 1채를 제외하고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에게 주택 매도를 권고한 결과로 해석된다.
당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조원 전 민정수석 등 16명에 달했던 청와대 내 다주택자는 2명으로 줄었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가장 많은 주택을 신고한 중앙부처 고위공직자는 7주택자인 최종인 한밭대학교 산학협력부총장이었다. 최 부총장은 대전에 1채, 천안에 3채의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고, 여기에 자기 명의의 단독주택과 배우자 명의의 천안 아파트 2채가 더 있었다. 최 부총장이 건물로 신고한 재산의 가액은 총 13억4800만원이다.
서울에만 3채의 아파트를 신고한 공직자도 있었다.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자신의 명의로 된 중구 신당동 아파트(7억7000만원)와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13억2600만원), 배우자 명의의 성북구 하월곡동 아파트(7억3800만원)를 신고했다. 김기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본인 명의의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14억2500만원)와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분양권(9억5400만원)을 신고해 소위 강남 3구에만 두 채를 갖고 있었다.
현 정부 들어 큰 폭으로 집값이 상승한 영향은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가치에도 반영됐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의 경우 배우자 명의의 대전 아파트(7억2000만원)와 함께 신고한 본인 명의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가액이 종전 30억원에서 9억원이 오른 39억원이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배우자와 공동으로 소유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가액이 기존보다 5억1100만원 오른 34억600만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력직인수위원회 측은 다주택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배제된다.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재 경제분과 업무보고 내용 브리핑을 통해 "내부 논의를 거쳐 부동산 세제 정상화 과정 중 첫째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1년간 한시적 배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발표된 공시가격이 2022년 크게 상승함에 따라 다주택자 보유 부담이 매우 올라갈 것으로 보여 미리 조치해야 한다"며 "종부세 부담이 과도한 다주택자가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1일 전에 주택을 매도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주고, 매물 출회를 유도해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 간사는 "이사나 상속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있다"며 "6월1일 과세기준을 앞두고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는 이러한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 1세대 1주택 특례가 조속히 올해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