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5년] 돌풍 넘어 은행권 '위협'···향후 과제는?
[인터넷은행 출범 5년] 돌풍 넘어 은행권 '위협'···향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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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부터 주담대, 개인사업자대출까지 영역 확대
올해 가계대출 잔액, 인뱅 36조↑·5대 시중은행 6조↓
대출 비대면화 주도···"성장 지속, 리스크 관리가 관건"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출범 5주년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들은 개인신용대출에서 시중은행의 주 무대였던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을 들여온 중·저신용자 확대는 물론, 은행 영업점으로 향했던 50대 이상 소비자들도 비대면 금융거래로 이끈 덕분에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출범 5년 만에 국내 대출 시장의 비대면화를 주도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중금리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합산 잔액은 36조1439억원으로 전년 말(33조4829억원)보다 7.9% 늘었다. 토스뱅크는 대출 잔액이 3개월새 1조8000억원이나 늘었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7200억원, 1037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출금리 상승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약 6조원 줄어든 시중은행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대출 영업에 나선 토스뱅크는 여신 규모가 지난해 말 5315억원에서 지난달 말 2조3688억원으로 3개월 만에 4.5배 증가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출범한 지 5년여 만에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리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여신 잔액이 출범 첫해인 2017년 말 82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900억원으로 8.6배 커졌고, 카카오뱅크 역시 같은 기간 4조6218억원에서 25조8614억원으로 5.6배 불었다. 

이들의 성장세는 금리 인하와 대출 대상 확대 등 전략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아파트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해 최대 0.9%포인트(p)가량 낮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담대 대상을 '수도권 소재 아파트'로 확대하고, 대출 한도도 10억원까지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3%p, 0.4%p씩 두 차례 내린 바 있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사업영역은 주담대에 이어 개인사업자대출까지 넓어졌다. 지난 2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내놓은 토스뱅크는 영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사장님 대출' 잔액은 2095억원으로 2월말 대비 197.5%(704억원) 증가했다.

당장 시중은행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압도적인 플랫폼 이용자 수와 개인신용대출을 비롯해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영업점 없이 모바일 중심으로 은행권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금융권에선 인터넷은행들의 성장세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에 나설 예정인 데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기업대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인터넷은행들의 성공 여부는 건전성 관리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과 달리 대출 자산의 대부분이 담보 없이 개인 신용으로 빌려준 대출로 구성돼 있어서다. 

더구나 출범 취지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목표치까지 늘려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은 연체율이 올라갈 수 있는 만큼 대출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인터넷은행들이 금융 당국에 제출한 가계신용대출 대비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올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5%, 토스뱅크는 42%다.

금융권 관계자는 "출범 5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이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수록 부실 발생 가능성이 커져, 이에 대한 대비를 얼마큼 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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