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고령사회'로 진입···2035년엔 '초고령사회' 예상
65세 이상 고령인구 1% 증가시 GDP 0.1~0.5%p 감소 전망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중국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그간 중국의 고(高)성장을 견인해 온 풍부한 노동력의 이점이 줄어들면서, 고령화는 중국 경제성장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향후 자국 산업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인구구조 변화가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고령층 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난해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은 2억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했다. 국제연합(UN)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4% 이상~20% 미만에 들어가는 경우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고령화사회는 7% 이상~14% 미만이다.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매년 약 1000만명씩 증가하는 등 서구권 사회와 비교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16.6%)·일본(28.8%) 등 동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고령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 역시 지난 2013년 10억10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의 인구정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산아제한 권고'(1973년)와 '1가구 1자녀'(1982년) 정책 등을 통해 인구 증가를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해왔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인구 증가세 둔화로 '1가구 2자녀'(2016년)로 산아제한 정책이 완화된 뒤, 최근에는 '1가구 3자녀(2021년)까지 허용하고 있다. UN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이 오는 2035년에 65세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의 생산연령인구 감소 및 고령인구 증가는 노동생산성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중국 고령인구 비중이 1%p 증가할 때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 0.1~0.5%p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는 달리 부유해지기 전에 늙는 '웨이푸시엔라오'(未富先老)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경제적 충격이 더욱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UN이 추정한 중국의 미래인구 변화를 한은의 실증분석 모형에 적용해보면 중국은 인구구조의 변화만으로도 GDP 성장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2025년 0.1~0.5%p △2030년 0.3~1.2%p △2035년 0.6~3.0%p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 아니라 고령인구 비중이 1%p 증가할 때 정부의 지출은 GDP 대비 약 0.1%p씩 증가했으며, 세수는 1.8%p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연령 감소에 따라 총저축도 0.3%p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고령층(정년연장)과 여성(출산·보육정책 수립)의 노동참여 확대 △필요 부문의 외국인 노동자 활용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제반 정책들은 국민들의 사회적 인식과 합의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그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한 지난 2016년과 2017년 당시 출생률이 잠시 올라가는 듯 보였으나, 이후 계속 하락해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면서 "청년 연장의 경우에도 취업난 확대와 부모 세대의 손주 양육기회 감소 등의 이유로 국민 반발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미칠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경제는 과거의 '인구보너스'(생상연령인구 증가로 노동·소비 늘고, 성장이 촉진되는 현상)를 벗어나 '인구오너스'(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노동 비용 상승, 유효 수요 부족에 성장이 지체되는 현상) 시대로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다"면서 "인구구조의 변화는 향후 중국의 산업구조 및 글로벌 경제의 변화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임금 노동력 기반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AI·신에너지·무인자동차 등 고기술·자본 투자 지식산업으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임금 노동력의 감소는 중국이 기존의 디플레이션 수출국에서 인플레이션 수출국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추가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