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물가 높지만 2%대 성장 전망···스태그플레이션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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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 펀더멘탈 양호"···향후 금리수준 '물가'와 '성장' 종합 검토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박성준 기자]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4일 "물가가 높긴 하지만 경제성장률을 적어도 2% 중후반을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높고 성장률 전망도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경제 펀더멘탈이 아직까지는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로 인한 한미 금리차 역전 우려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내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양호한 수준이라, 한미 금리가 역전될 우려가 크지 않고 만약 역전되더라도 경제 펀더멘탈이 뒷받침할 수 있어 자금 유출 가능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주 위원은 "환율의 움직임과 국제 자금 이동은 한미 금리차에 영향을 받지만 경제성장세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현재 한국 경제성장세가 양호하고 물가가 높긴 하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다. 즉 한국경제의 펀더멘탈 양호한 수준이라 한미 금리 역전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리인상 결정 배경에는 물가가 주요하게 작용했지만, 앞으로는 물가뿐만 아니라 성장률도 함께 살펴보겠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가와 성장률에 모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영향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 상방 위험을 앞당긴 것은 맞지만 동시에 성장에 있어 하방 위험도 높이는 요소"라며 "오늘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물가 상방 요인에 보다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하방위험도 균형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3월 연 임시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크게 내리고, 5월 또다시 0.5%로 인하한 뒤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8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작년 11월, 올해 1월 등 지금까지 총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다음은 주상영 금통위원의 일문일답]

- 총재 공석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

△ 지난 2월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 특히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더 단순화해서 이야기하면 원래 7명이 하던 결정을 6명이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 지난 2월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고 소수의견이 없었다. 금리인상 시그널 부족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떤 의견인가.

△ 2월 만장일치로 동결하고, 4월 만장일치 인상이라 시장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다만 2월 소수의견이 없었지만, 그 당시에도 많은 의원들이 추후 인상을 시사했다. 한 달여 기간 동안 대내외 여건에 큰 변화가 있었고 시장에서도 2분기 중 적어도 한 번은 인상을 예상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 한은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2.5%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시장의 기대는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가 좁은 범위에 모여 있기보다는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금통위의 의견은 이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물가를 보면 조금 더 높여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 연준은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데 한은도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 중립금리는 가상의 금리로, 보통은 계량분석을 통해 추정은 하지만 오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 연준은 물가와 고용안정 두 가지가 중요한데, 지금 상황을 보면 물가는 굉장히 높고 고용은 완전고용 상태로 보인다. 중립금리에 서서히 가는 방법도 있겠으나 중립금리 이상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는 다른 상황이다. 지금의 판단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이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려야 할 한계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 금통위가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상했는데, 경기둔화 우려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이번 인상까지 합하면 네 차례 인상인데, 기본적으로는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에 맞춰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회복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기만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 금리인상에도 불구, 특히 수출 부분에 별다른 영향을 주고 있지 않아 보인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소비가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도 보이면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우크라이나 사태가 두 달째 지속되고 있어 일부 경제전망기관에서 경제성장률을 2% 중반, 소비자물가를 4%대로 수정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켜 생산비용이 오르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급망 차질도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영향이 1분기엔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물가에 대해서는 대략 연간으로 4%나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고,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조사국에서 새롭게 전망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전망은 5월 수정전망 때 말씀드리겠다. 동시에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물가가 높긴 하지만 성장률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적어도 2% 중후반을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연준의 공격적 긴축으로 한미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 만약 한미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압력과 동시에 자본유출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환율의 움직임과 국제 자금 이동이 금리차에 영향을 받지만, 금리차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세에도 영향을 받는다. 현재 한국 경제성장세가 양호하고 물가가 높긴 하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다. 경상수지도 흑자에다가 정부부채도 양호하고 대외순자산 규모도 꽤 있다. 즉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이 양호한 수준이라 한미금리 역전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 만약에 역전되더라도 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하기 때문에 자금 유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5년·2018년 기간 동안에 역전현상이 실제로 있었으나 그 당시에도 채권 자금은 오히려 유입됐다.

- 오늘 한은 결정에 경기보다 물가가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쳤나? 물가가 4% 근접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가? 

△ 주로 공급 측에서 발생한 물가상승일지라도 장기화되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물가상방압력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의 물가는 국제유가, 곡물가격 등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물가 상승압력이 지금 전망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졌다고 하면 경기 하방위험을 더 중점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 환율이 1200원대 초중반이다. 환율 수준이 우리 경제 펀더멘탈에 적합한가?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원화 평가절하가 우려된다고 했는데, 환율상승압력 어떻게 보나. 

△ 지난 2월 금통위 이후 환율이 1200원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경제의 펀더멘탈 이외에도 미 연준의 긴축, 긴축강화 강도에 대한 기대, 우크라 사태, 유가상승 등 거시경제 여건과 수급상황 등에 영향을 받아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한다. 환율의 특정한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 의장대행이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화 약세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수입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우리가 수입하는 소비재든 자본재든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환율 상승이 일시적이라면 덜하겠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겠다고 본다.

- 국고채 3년물이 8년만에 3% 돌파했다. 국고채 금리 수준이 오버슈팅 판단으로 보나? 향후 단기물 매입 여부가 궁금하다.

△ 채권 금리는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는 만큼 어떤 특정 수준을 언급하거나 평가하는 것 적절하지 않다. 다만 국채금리가 올라간 것은 성장, 물가 전망상에 변화를 반영한 것이고 당시의 채권 수급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시장금리가 급하게 변동하는 경우에는 국고채 레벨에 대해서 특정한 수준을 염두에 두고 타겟팅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급한 변동이 있을 땐 언제라도 시장안정화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린다. 그동안 단순매입 시 장기물 비중이 높았지만 단기물도 일부 포함해 진행했다. 단기매입은 시장 금리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한에 한시적으로 매입하는 것이고 그 시기는 사전에 정해 말하기 어렵다.

- 인수위에서 LTV 등 대출규제 완화 조짐이 보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책 엇박자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보나?

△ 새 정부가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해 LTV 상향 조정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런 금융정책들은 미시적 차원의 정책이라,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을 위해 완화정도를 줄여나가는 현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난다거나 혹은 엇박자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금리 인상 파급효과가 빠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포함됐다. 어떤 의미인지?

△ 기준금리 인상 파급효과라는 문구를 뺀 것은 지금은 굳이 해당 문구를 반복해서 집어넣을 필요가 없어서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우, 2월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했고 임팩트도 예상보다 크고 또 클 것으로 보여 추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 상방 위험을 앞당긴 것은 맞지만 성장에 있어 하방 위험도 동시에 높이는 요소다. 오늘의 결정은 물가 상방 요인에 보다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하방위험도 균형있게 고려할 생각이다.

- 이번 금리인상 결정에 대해 위원도 같은 생각인지? 이창용 후보자와 금리인상 관련 사전논의가 있었나?

△ 이번 회의에선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개인의 의견을 개진하지는 않았다. 다만 개인 의사가 빠진 것은 아니고 인상에 찬성 표를 던진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소수의견을 많이 냈었는데, 그것은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다른 위원들과 약간의 의견 차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상반기에 1.0%에서 1.25%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물가 상승압력이 가속화되고 기대인플레이션과 근원인플레이션이 3%에 근접하는 수준에 올라갔다. 앞으로 근원인플레이션이 3% 수준으로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금리를 인상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와 다른 위원들과 함께 간단한 차담회를 가졌지만,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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