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겹악재에 금융시장 '패닉'···주가 속락·환율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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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2610선 후퇴···환율 2년 1개월 만에 1260원 돌파
27일 오전 코스피·환율 추이
27일 오전 코스피·환율 추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 폭락 여파에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해 2610선으로 미끄러졌고, 원·달러 환율도 11원 이상 급등, 2년 1개월 만에 1260원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행보 속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27일 오전 9시3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7.10p(1.77%) 내린 2621.21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73p(1.41%) 하락한 2630.58에 출발한 뒤 초반 낙폭이 1.98%까지 확대되며 2615.50을 터치하기도 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급락 마감했다. 대형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한껏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2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09.28p(2.38%) 하락한 3만3240.1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20.92p(2.81%) 떨어진 4175.20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14.11p(3.95%) 급락한 1만2490.74로 거래를 마쳤다. 2020년 12월 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3%가량 하락해 약세장이 더욱 깊어졌다. 이날 하락률은 2020년 9월 8일 이후 최대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공급망 불안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 우려로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특히 달러화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 여타 환율에 대해 강세를 보여 원화 평가 절하 폭이 확대된 점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결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면서 "외환 시장의 흐름과 중국 증시의 움직임으로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1423억원, 외국인이 679억원어치 내다 팔며 지수 급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은 2196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195억97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업종별로 증권(-2.25%)을 비롯, 통신업(-2.12%), 화학(-2.22%), 의료정밀(-2.12%), 전기전자(-2.06%), 서비스업(-2.08%), 운수창고(-2.01%), 섬유의복(-2.01%), 금융업(-1.93%), 철강금속(-1.93%), 제조업(-1.73%), 기계(-1.65%), 건설업(-1.65%), 유통업(-1.67%) 등 모두 내리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하다. 대장주 삼성전자(-1.51%)가 나흘째 약세로 52주 신저가(6만5000원)를 터치했고, LG에너지솔루션(-3.07%), SK하이닉스(-2.25%), 삼성바이오로직스(-1.24%), NAVER(-2.26%), 카카오(-2.33%), 삼성SDI(-2.24%) 등도 지수 급락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0.27%), 기아(0.12%) 등은 상승세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831곳)이 상승 종목(74곳)을 압도하고 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1곳이다. 

코스닥지수는 19.63p(2.15%) 내린 891.53을 가리키고 있다. 전일보다 13.14p(1.44%) 내린 898.02에 출발한 지수는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장중 89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262.6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거래일(1250.8원)보다 무려 11.8원이 높은 수준이며, 장중 달러당 1260원선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 확산 시기 직후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0.7원 급등한 1261.5원으로 개장해 오름폭을 계속 키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통화긴축 기조가 나날이 강해지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당국의 무관용 코로나 재확산 봉쇄 조치 등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 및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도이치뱅크는 26일(현지시간)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최대 5~6%까지 인상하고,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내년 중 심각한 침체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데이비드 폴커츠 란다우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현 상황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시절과 비교하면서 "장기화된 인플레이션의 경제, 금융, 사회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필요한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현재 102.3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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