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투자심리 위축···전문가들, 추가 하락세 경고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반등 기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최근 거래 절벽과 함께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하방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가상화폐도 이에 동조하는 흐름이다.
9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4시30분 기준 하루 전보다 3.3% 하락한 3만353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3만40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6만8789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가격이 꺾인 셈이다.
이번 폭락은 미국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초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연일 가격이 치솟았다. 여기에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일각에선 안전자산인 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모드에 진입하자 위험 회피 차원에서 매도세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실제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급락했다. 지난 6일 3만5000달러대로 폭락하더니 전날엔 3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앞서 연준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한데 이어 오는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당분간은 강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추가 하락세를 경고하고 있는 것인데, 여기엔 비트코인 회의론자는 물론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한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 부사장은 "다음 하단으로 3만달러 선을 보고 있지만, 3만달러 선이 무너지면 2만5000달러까지도 하방을 보고 있다"며 수일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위험 심리가 지속되거나 심화한다면 다음 지지선은 2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스크 심리가 지속돼야 한다는 전제가 달렸지만, 이미 시장에선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에 비해 0.87 하락한 35.52로 '공포' 단계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가상자산에 대한 탐욕이, 반대의 경우엔 공포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나무 측은 공포 단계에 대해 "지수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많아지고 있다. 단기적인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