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잠재리스크 대비 철저히 해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18일 "단기금융시장의 리스크 관리와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이날 열린 '2022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경제도 대외변수로 인해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는 균형잡힌 금융감독 업무수행과 바람직한 금융감독 방향을 모색하고자 지난 2012년 2월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 이후 2년 만에 개최되는 올해 전체회의에서는 최근의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금융상황 변화에 대한 금감원의 주제 발표가 진행됐고, 이와 관련한 자문위원들의 활발한 의견교환 등이 이뤄졌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지난 2년간 전례 없이 완화적이던 통화‧재정정책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교란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가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미국 연준이 빅스텝 및 자산축소 등 강도 높은 긴축에 돌입하고 있어 세계 경기의 회복세 둔화가 우려되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경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정 원장은 평가했다. 그는 "대외부문에서 환율과 외국인 투자자금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춰 관리가능한 수준이고, 외환보유고도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건전성‧자본적정성 지표 등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그러나 각종 대외변수로 인해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잠재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시스템 내 잠재위험요인에 대한 사전적 대비에 감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위기 상황에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단기금융시장의 리스크 관리 강화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금융사의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 원장은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유동성 현황과 업권 간 리스크 전이 및 시스템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 등을 사전에 폭넓게 점검하겠다"며 "외환 수급여건 악화, 외국인 자금이탈 등 외환시장 불안요인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사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관리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안정적인 지표 등에만 의존하지 않고 잠재부실을 감안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하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그는 "비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 대체투자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손실을 적시에 평가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정 원장은 "유동성 축소로 인한 디레버리지 상황을 감안해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금리상승과 자산가격 조정에 따른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 가계부채 부실문제가 우리 경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되, 서민 등 실수요층의 자금애로는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금리상승기 소비자의 권익 제고 및 피해예방에도 힘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강화하고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유도해 금융소비자의 급격한 금리부담 상승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석진 위원장 등 자문위원들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금융상황에 대한 우려와 우리 경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정 원장의 인식에 깊이 공감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 패러다임의 구조적 전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위원들도 각 분야에서 축적한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전체회의에서 제시된 위원들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앞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분과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각 업권별로 보다 심층적인 논의를 실시하는 등 외부 전문가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