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내고 화보찍고···게임업계, 가상인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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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넷마블 '리나', 스마일게이트 '한유아', 크래프톤 '애나'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시계방향)넷마블 '리나', 스마일게이트 '한유아', 크래프톤 '애나'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선보인 가상인간(버추얼 휴먼)들이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며 관심을 얻고 있다. 

컴퓨터그래픽(CG)로 제작된 가상인간의 경우 기업 입장에서 모델로 사용할 때 제약이 없다는 장점과 함께 메타버스 시대에 지적재산권(IP) 확장이라는 점에서 좋은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그 쓰임새도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다양해 게임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에프앤씨는 전날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가상인간 '리나'가 패션잡지 나일론 코리아의 디지털 화보 모델로 발탁됐다고 밝혔다. 

'리나'는 성격과 재능, 다양한 내러티브를 가진 복합적인 인격체를 지향하는 가상인간이다. 현재 리나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지난 3월에는 연예기획사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리나의 화보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버추얼 드림 걸이 콘셉트로, 리나의 짧은 인터뷰와 함께 나일론 코리아 인스타그램에 게재됐다. 리나의 이번 디지털 화보는 써브라임 소속 이후 첫 공식행보로, 이를 기점으로 다양한 대외 활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리나는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 캐릭터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일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에서도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마일게이트의 가상인간 '한유아'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유아는 지난 4월 12일 신곡 'I Like That'을 발매했고, 지난달 25일에는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현재 이날 기준 유튜브 조회수 700만회를 기록 중이다. 

한유아의 활동명은 YuA로, 데뷔곡 'I Like That'은 우아하면서 강렬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리드미컬한 신스 사운드의 댄스 음악이다. 이번 음원에서 세상에 없던 YuA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신비로운 감성을 지닌 YuA 고유의 목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 수백 명의 보이스 데이터를 취합한 뒤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해서 최적의 목소리를 만들었다.

한유아는 스마일게이트와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기업 자이언트스텝이 함께 제작한 가상인간으로 지난 2월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한유아는 음원 발매 이후 방송, 유튜브, 공연,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크래프톤도 전날 가상인간 '애나'의 첫 번째 티저를 공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나는 크래프톤이 지난 2월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이후 최초로 공개하는 가상인간이다. 크래프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 수 있는 가상인간을 연구했으며,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가상인간 애나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애나는 언리얼 엔진 기반 하이퍼 리얼리즘 제작 기술로 피부의 솜털과 잔머리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돼 다른 기술로 제작된 기존 가상인간과는 다르게 실제 사람과 같이 리얼한 모습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애나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이미지와 영상, 세계관 등을 하반기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엔씨소프트도 가상인간을 자사의 미래 비전으로 지목했다. 앞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2020년 10월 정치권과 만난 자리에서 "게임에서 기술적 요인은 게임 내 캐릭터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로 연기할 수 있는 '디지털 액터(배우)'를 만드는 산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일환으로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에는 이제희 CRO(Chief Research Officer, 최고연구책임자)을 신규 영입했다. 이 CRO는 2003년부터 올해 초까지 약 20년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엔씨소프트는 CRO 직책을 신설해 그를 영입했다.

이제희 CRO는 지난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휴먼(가상인간) 기술은 사람의 외형을 닮은 것을 넘어서서 '나'와 소통할 수 있고 나의 표정을 읽고 반응하며, 나를 기억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인간 기술은 엔씨소프트의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가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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