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11번가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다시 직매입 사업 경쟁력 강화하고 있다.
2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곳의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RFP)를 발송했다. 지난달 말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11번가는 현재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 후보로 조율 중인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 기준 11번가 국내 시장 점유율은 6%로 4위다. 네이버(17%), SSG(15%), 쿠팡(13%)과는 2배 이상 차이난다. 해결 과제가 여럿인데, 적자 개선이 시급하다.
SK스퀘어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11번가 매출액은 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72억원) 대비 2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약 200억원 늘었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액 5614억원, 영업손실 6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610%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IPO를 위해 직매입 사업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평가다. 앞서 11번가는 지난 2016년 이천물류센터를 통해 직매입 기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직매입보다는 오픈마켓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주력했다.
직매입 구조는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재고로 인해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다만 직매입 구조는 특성상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상품을 싸게 공급할 수 있다. 직접 물건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배송까지 하는 시스템이다. 총상품판매액과 매출액의 차이가 적어 외형 확대에도 유리하다.
쿠팡 역시 직매입 방식을 도입해 주문 후 다음날 바로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을 앞세워 몸집을 키우고 있다. 11번가는 또한 직매입 사업으로 외형을 키워 쿠팡 등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11번가는 현재 보유한 물류센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직매입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주 물류센터와 더불어 올해 인천과 대전 지역 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했다. 해당 물류센터 3곳은 전체 약 1만 7000평 규모에 달한다.
이에 더해 판매자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벤더 플렉스·Vendor Flex)을 통해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11번가는 3개사와 벤더 플렉스 방식을 통해 계약했다. △매일유업(음료) △미래생활·쌍용씨앤비(화장지·티슈) 등이다. 11번가의 월 배송 소화물량은 지난해 6월 대비 40배 증가했다.
향후 11번가는 수도권·충청권 지역 중심으로 추가 물류센터를 확보중이다. 벤더 플렉스 제휴사도 확대할 예정이다. 슈팅배송 탭도 새롭게 열었다. 슈팅배송은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자정 전 주문 상품의 익일배송으로 직매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슈팅배송 탭에서는 매일 새로운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데일리 특가 상품과 11번가 상품기획(MD)가 추천하는 할인 상품 그리고 각 브랜드·카테고리 별 인기 상품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 가입 고객은 슈팅배송 상품 구매 시 무료반품 혜택이 적용된다. 11번가는 슈팅배송 출시를 기념해 7월부터 매일 오전 11시 반값딜, SK페이포인트 증정하는 출석체크 이벤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11번가는 누적된 고객 구매데이터를 분석해 빠른 배송에 대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엄선된 상품을 직매입으로 확보했다. 1인 가구를 위한 생활용품부터 다양한 간편식 제품들은 물론 소형 계절가전과 음향가전 및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슈팅배송으로 판매한다.
여기에 가성비 높은 11번가 공동기획브랜드 올스탠다드(All Standard) 일부 상품과 최근 오픈한 애플 브랜드관에서 판매하는 애플 정품까지 슈팅배송으로 주문 이튿날 받아볼 수 있다.
11번가의 올스탠다드는 품질이 검증된 중소 제조사의 상품을 중심으로 매월 새로운 상품들을 소개하면서 현재 SKU 기준 500가지 이상의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높은 가성비에 만족한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11번가의 인기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새롭게 확보한 인천·대전 지역 물류센터와 함께 판매자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슈팅배송 가능 상품·물량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11번가가 관계자는 "고객에게 선별된 상품으로 빠른 배송경험을 제공해 11번가에서의 구매경험을 제고할 수 있는 직매입 사업 확대를 올해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한 전략으로 내실 있는 사업형태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