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금융자산 잔액도 1.7조달러 '역대 최대'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열풍으로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금융투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년 전보다 1778억달러가 증가한 1조7153억달러를 기록했다. 잔액 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대외금융자산이란 국내 투자자가 해외 금융상품을 사거나,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를 한 금액 등을 의미한다.
대외금융자산 증가의 대부분은 미국에 대한 투자였다. 미국 투자 잔액은 1년 전보다 1418억달러가 증가한 675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역별·통화별 대외금융자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말 이래 사상 최대폭의 증가다. 이로써 전체 대외금융자산 중 미국 지역 비중도 같은 기간 34.7%에서 39.4%로 확대됐다.
유복근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 거주자의 대미증권투자 확대 및 미국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미 투자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중 미국 다우존스의 주가지수는 18.7%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는 21.3% 뛰었다.
이어 △유럽연합(EU) 2360억달러(115억달러↑) △동남아 2149억달러(61억달러↑) △중국 1646억달러(89억달러↑) 등의 순으로 많았다.
작년 말 우리나라의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1조5188억달러로 전년보다 255억달러가 증가했다. 투자 지역별로는 미국이 3862억달러(비중 25.4%)로 가장 많았다. 증가액으로는 동남아(357억달러↑)와 중국(57억달러↑)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동남아의 경우 역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국부펀드 및 중앙은행 등의 채권 투자 중심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반대로 미국의 대외금융부채는 지난해 177억달러가 줄었다. 이는 미 달러화 대비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등 비거래 요인에서 주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미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는 1년 전과 비교해 8.2% 하락했다. 코스피(3.6%)가 상승했지만 이에 따른 외국인의 투자 확대 요인은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 통화별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미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56억달러(비중 58.6%)로 가장 많았으며 △유로화 1687억달러(9.8%) △위안화 1210억달러(7.1%) 순이었다. 부채는 △원화 1조456억달러(68.8%) △달러화 3684억달러(24.3%) △유로화 365억달러(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