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소비심리 꺾였다···기대인플레 10년여 만에 '최고'
치솟는 물가에 소비심리 꺾였다···기대인플레 10년여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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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
소비자심리지수 96.4···16개월 만에 경기 '비관' 전망
기대 인플레도 0.6%p 오른 4.0%···'역대 최대폭' 증가
"우크라 사태·주요국 금리인상 등 조절 어려운 요인"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년 4개월 만에 '비관적' 전망으로 돌아섰다.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국 금리인상 등 대외 요인에 따른 충격으로 현재 경기 판단은 물론 향후 경기 전망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치솟는 물가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당분간 비관적 전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CCSI는 96.4로 전월보다 6.2p 하락했다. CCSI는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물론, 지수 자체로는 작년 2월(97.2)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을 하회했다. CCSI지수 도출에 사용되는 6개 지수 중 현재경기판단(60)과 향후경기전망(69)이 각 14p, 15p씩 급락해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전년 12월)를 기준(100)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CCSI는 국내 민간소비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물가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한 달 전(3.4%)보다 0.6%p 뛴 4.0%로 집계됐다. 지수 수준으로도 CCSI 관련 통계를 한은에서 직접 편제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오름폭 역시 가장 높았다.

앞으로의 물가를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3.9%) 역시 전월보다 0.6%p 뛰면서 2012년 4월(3.9%)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물가의 움직임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5.4%)가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폭이 워낙 크게 나타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오름폭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경기 관련 판단·전망이 크게 떨어진 결과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및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물가 급등세 등 대외적 요인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커지면서 경기 관련 판단·전망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소비 관련 경기 지표나 이동량 등은 여전히 늘고 있지만, 체감 물가가 너무 높아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물가인식은 높아지는 데 반해 소비심리가 꺾였던 때는 과거 △2008년 7월~2009년 7월 △2011년 3월~2012년 4월 등에 불과하다. 2008~2009년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물가인식은 4%를 넘어섰지만, CCSI는 70~90선을 기록했다. 2011~2012년 역시 동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 사태 등의 글로벌 위기에 4%대 물가인식 속 소비심리는 90~100선을 오르내렸다.

치솟는 물가에 따라 금리수준전망(149)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 기조는 물론,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로 주택가격전망(86)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데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지급 부담이 늘어나면서 13p 하락했다.

황 팀장은 "하반기에도 6%대 소비자물가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 등으로 볼 때 물가가 내려가기보다는 올라가는 불안 요인이 더욱 많은 것 같다"면서 "고(高)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생활물가 및 경기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등도 예고돼 소비심리 또한 언제 회복세로 돌아설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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