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우리나라 상반기 무역적자가 103억달러로 집계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수출입 통계를 1일 발표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원) 적자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전에는 1997년의 91억6000만달러가 최대였다.
상반기 무역 적자는 에너지·원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이 컸다.
원유·가스·석탄 모두 올해 상반기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수입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총 410억달러(87.5%)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3대 에너지원 수입증가액은 매월 무역적자 규모를 상회했으며, 무역적자 발생의 핵심요인이 됐다.
원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우리 산업생산에 필요한 비철금속-철강이 고가를를 유지하면서 비철금속-철강 수입도 30억달러 이상 확대됐다.
전쟁과 화재 등 곡창지대 악재 등의 영향으로 주요 농상품도 높은 가격에 수입돼 무역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한 상반기 수출 실적이 바랫다.
품목별로 보면 주요 15대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14대 품목의 수출액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 이차전지 등은 역대 상반기 1위의 실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러시아 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받은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주요 8대 지역이 증가했으며 이 중 4대 주요 시장인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인도는 역대 상반기 1위를 기록했다.
6월 무역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4월 이후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4% 늘어난 577억3000만 달러, 수입은 19.4% 증가한 602억달러였다.
조업일수 감소(2일)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에도 수출액은 역대 6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은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율은 16개월만에 한자릿수였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석유제품·철강 등은 6월 기준 역대 1위를 달성했고, 자동차·일반기계는 각각 2.7%, 11.7%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미국·인도에 대한 수출이 역대 6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13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63.7% 급증해 수입이 더 크게 늘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급증으로 연달아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우리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어려운 여건에 맞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을 갖고 수출활력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