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사업에서 올 상반기 총 8조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성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총 수주 잔액이 6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VS사업본부는 최근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5G 고성능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 상반기에 거둔 약 8조원의 신규 수주는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인 약 60조원의 13%를 넘어서는 성과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핵심사업이 고르게 성장해 연말에는 총 수주잔고가 6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전장사업의 활발한 수주는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6조70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4% 성장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가동률이 영향을 받은 가운데 이룬 성장이라 의미가 크다.
특히 시장에서는 수년간 적자를 냈던 사업 구조도 올해 2분기 9년 만에 처음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2분기에 LG전자 전장사업이 400억~500억원가량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시작된 전장사업은 2015년 4분기 50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낸 뒤 2016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지 2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3년 사업을 시작한 전장부품 부문은 사업초기를 제외하면 올 2분기에 9년 만에 첫 흑자전환이 예상돼 사실상 의미있는 턴어라운드(영업이익 406억원)를 기록할 것"이라며 "수익성이 양호하고 전력 효율이 우수한 플라스틱 OLED 기반의 디지털 인포테인먼트의 수주가 벤츠 전기차 공급 이후 확대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OEM 업체들의 가동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올해 전장 수주잔고는 67조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가 집중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텔레매틱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이 주요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지티 애널리틱스 발표자료를 기준으로 한 LG전자의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 텔레매틱스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22.7%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AVN 시장에서도 지난해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기술력을 앞세워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AG의 프리미엄 전기차 2022년형 EQS 모델에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랑스 르노그룹의 전기차 신모델 메간 E-Tech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미국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에 플라스틱 올레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ZKW는 자동차용 핵심 조명 부품인 헤드램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췄으며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LG마그나는 한국 인천, 중국 남경에 이어 최근 멕시코에서 세 번째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LG마그나는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라모스 아리즈페에 2023년까지 연면적 2만5000 제곱미터(m2) 규모의 생산공장을 구축해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전무는 "전장사업 핵심영역 전반에 걸쳐 LG전자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