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상반기 분양시장에서는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인기가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매매시장에서의 가파른 가격 상승폭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높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영등포구에 위치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199.7대 1)이었다. 이 단지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의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부동산R114, 22년 6월 기준)은 65%로 10채 중 6채는 노후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에서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지난 2월 서구 도마동에서 1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도마·변동 11구역 호반써밋 그랜드 센트럴'이다. 이 단지가 위치한 서구의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은 74%로 높은 수준이다.
새 아파트 희소성은 노후 아파트와의 집값 상승률 격차로도 나타난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노후 아파트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대전의 입주 1~5년차 새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지난 3년(2019년 6월~2022년 6월)간 72%가 올랐다. 이는 전체 대전 아파트는 평균 매매가 상승률인 67%보다 5%p 높은 것이다.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54%인 경기 광명시에서 20년 6월 분양한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의 입주권에는 억대의 웃돈이 붙었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 입주권이 4월 11억1849만원에 거래됐다. 종전 거래 금액(2020년 12월, 9억8510만원)보다 1억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새 아파트에 대한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하고, 노후 아파트 속에서 희소성까지 부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갖춰진 도심의 생활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새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 대비 팬트리, 세대창고 등 수납 공간이 많고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키즈카페, 펫놀이터 등 다양하고 트렌디한 커뮤니티를 갖춘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일반적으로 노후 아파트가 모여 있는 지역은 잘 형성된 생활 인프라 인해 주거 만족도가 높아 새 아파트로의 갈아타기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게다가 새 아파트가 조성된 후에는 주변 환경이 정비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향후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