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자산 신속 매입토록 4개 프로그램 통합 관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위원회는 기업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운영 기간을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고, 매입 규모를 최대 6조원까지 확대한다고 13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을 비롯한 유관기관 및 금융시장 참여자 등과 함께 회사채·CP 시장 동향을 점검한 결과, 금리 상승과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차) 확대 등 발행여건 악화로 저신용·취약기업의 회사채·CP 발행이 위축되고 차환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회사채 규모는 총 15조4000억원으로 2017년 이래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A 이하 비우량물 규모는 6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39.6% 비중을 점유한다.
A 등급 이하 비우량물 차환 규모가 7월(1조8000억원)과 10월(2조1000억원)에 집중돼 금리 상승 지속 시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금융위는 지적했다.
또, 하반기 회사채시장 여건이 더 악화할 경우 CP·단기사채 등으로 조달 수요가 이동하면서 단기자금시장 변동성도 확대할 우려가 있다.
금융위는 예금보험공사와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이 운영 중인 4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의 운영 종료 시한이 오는 9월 말(회사채 신속 인수는 12월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일괄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활용해 저신용 회사채·CP 등 수급 여건이 어려운 부문을 중심으로 최대 6조원을 추가로 매입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회사채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0년 3월부터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7조1000억원 한도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4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이 매입을 완료한 회사채·CP 규모는 6월 말 현재 3조5000억원이고, 잔여 매입한도는 3조6000억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잔여 매입한도뿐만 아니라 기존에 매입한 회사채·CP의 상환분(2조4000억원)을 재매입에 활용해 매입규모를 최대 6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은 4개가 별도 한도로 운영되고 있어 매입한도의 유연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는 앞으로 시장 여건에 따라 회사채(장기)·CP(단기) 중 필요한 자산을 신속히 매입할 수 있도록 4개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프로그램별 매입 한도는 회사채 매입(산은) 1조90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산은·신용보증기금 등) 2조2000억원, CP 차환매입(산은·기은) 2조원, CP 차환매입(신보 신용보강) 1조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에도 금융리스크 대응TF(매월)와 금융시장합동점검회의(매주) 등을 통해 회사채·CP시장 등을 지속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상황을 봐가며 필요한 조치들을 즉각 추가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