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한국게임학회가 2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게임산업 현안에 대해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발표를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거품은 꺼졌다"고 강조했다.
위 학회장은 "올해 봄까지만 해도 게임 산업계에 P2E가 게임의 미래라는 이야기가 자주 있었지만, 이 이야기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P2E는 글로벌 코인 시장에 연동돼 있는데 테라·루나 사태 이후 기대감이 폭락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P2E 게임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엑시인피니티'가 성공을 거뒀지만, 현재 게임으로는 몰락했고, 코인도 폭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시장이라고 하지만 동남아 이외 시장 확대가 안되고 있고, 미국, 유럽 등 시장에서는 거의 반응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여기에 한국 업체들도 P2E 게임을 다수 출시하고 있지만,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이후 성공한 게임이 없다는 점을 들며 P2E는 하락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위 학회장은 P2E와 관련해 게임업계가 '정부 규제를 풀어달라'고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며 "한국과 비슷하게 소셜 카지노 게임의 사행성 이슈가 문제가 된 베트남에서도 P2E 규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P2E 게임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과 강하게 연결돼 있어 그 고리를 끊는 게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위 학회장은 "현재 게임사들의 P2E 방향이 이용자들을 착취하는 모델로서의 확률형 아이템과 강하게 연계돼 있기에 이를 끊지 않는 이상 건강한 게임 산업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위 학회장은 게임업계의 숙제 중 하나인 중국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관련해서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 학회장은 "최근 한국의 모바일게임 '이터널 리턴'이 중국의 내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며 "과거 중국은 사드 사태 이후 한국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에 대해 내자 판호 조차 안 내주려는 시도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한국 IP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자 판호인데 여전히 판호 문제는 해결이 어려울 것 같다"며 "서머너즈 워의 판호가 나왔을 때 계속 밀어붙이지 못해서 골든타임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판호와 관련해 더욱 중요한 점은 중국 시장의 6년간의 변화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젊은 층이 콘솔 시장에 관심이 증가하는 것을 예로 들며 "올해 초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힘들게 중국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실패한 건, 중국 시장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게임들이 노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중국 판호와 관련해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 학회장은 "판호는 불공정무역이기 때문에 미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중국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