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로 버틴 2분기 경제성장률 0.7% '선방'···하반기 전망은 "글쎄" (종합)
민간소비로 버틴 2분기 경제성장률 0.7% '선방'···하반기 전망은 "글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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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둔화에도 민간·정부 소비 등 내수 호조세 보여
高물가에 주요국 성장 둔화까지···하반기 불확실성↑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우리나라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뚫고 0.7% 성장하면서 8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부진했지만 정부와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남은 분기(2~4분기)에 0.5%씩 성장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2.7%·5월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2분기 성장률이 0.5%를 웃돌면서 그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하반기 높은 물가 오름세, 주요국 성장세 둔화, 코로나 재확산 등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하고, 하방리스크가 더욱 크다는 점에선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7% 성장했다. 이는 경기 둔화 흐름이 예고되면서 2분기 성장률이 0.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뛰어넘은 결과다. 앞서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1분기(-1.3%)·2분기(-3.0%)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성장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및 설비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정부소비 등 내수가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 순수출기여도↓·민간소비·정부소비↑···내수 견인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 수 있었던 데에는 내수의 힘이 컸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신발 등)와 서비스(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소비가 큰 폭으로 확대돼 전기 대비 3.0%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 발생 이후 확산세 및 방역조치 수준에 따라 성장과 역(逆)성장을 반복 중인데, 2분기 중에는 방역조치 해제 영향으로 소비 흐름이 개선된 결과다. 정부소비 역시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투자 부문 역시 개선됐다. 건설투자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전분기(-3.9%) 마이너스 성장에서 2분기에 플러스(0.6%) 성장으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가 줄어 1.0% 감소했으나, 전기(-3.9%)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다만 그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의 경우 큰 폭으로 둔화됐다.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3.1% 감소했는데, 코로나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 2020년 2분기(-14.5%)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수입도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0.8% 줄었다.

기여도 측면에서도 순수출 기여도는 전기(1.7%p)대비 2분기(-1.1%) 크게 둔화됐다. 수입(1분기 -0.2%p→2분기 -0.3%p)은 비슷한 수준 보였으나, 수출(1.6%p→-1.4%p)이 큰 폭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반면 내수 기여도는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대면활동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 -0.2%p에서 2분기 1.6%p로 큰 폭 상승했다. 투자기여도(-0.8%p→0.6%p)도 상당폭 개선됐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하방리스크 더 크다"

이번 성장 경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우리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중국과 미국 등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들어 크게 저하됐거나, 역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해 선방했다는 관측이다.

황 국장은 "이번 성장률 기록은 예상보다 좋은 결과"라며 "민간소비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서비스,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한 데서 기인했다. 상반기 물가 부담 완화 측면에서 정부 재정 집행도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3분기와 4분기 각각 0.3%씩 성장하면 조사국에서 제시한 5월 전망치(2.7%)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 성장 경로에는 하방리스크가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연초 제시했던 연 3% 성장률 전망을 지난 5월 2.7%로 하향 조정했고, 정부 역시 이보다 낮은 2.6%의 성장률을 제시한 바 있다. 상반기 무역적자(-103억달러)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내놓은 한국 경기선행지수도 지난 1월 이후 기준선(100)을 하회해 향후 우리나라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황 국장은 "향후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의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민간소비는 고(高)물가 및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이에 따른 악영향 받게 될 것이다. 대외 여건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적자도 계속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소식보다는 안좋은 소식이 많아 경기 하방리스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3분기 성장세가 지속될 것인지, 꺾일 것인지는 현재로서 전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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