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SK하이닉스가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인터페이스 기반 메모리칩 샘플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내년 CXL 메모리 양산을 앞두고, SK하이닉스가 고성능 슈퍼컴퓨팅(HPC) 제조사에 공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속해 있는 CLX 컨소시엄에 HPC 제조를 하고 있는 델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 이목이 쏠린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DDR5 D램 기반 CXL 메모리 샘플 개발에 성공해 이를 내년에 양산할 계획이다.
CXL이란 HPC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터페이스다. 기존 DDR 인터페이스에서 나타나는 데이터 처리상의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이미 고성능 서버용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 2019년 CXL 컨소시엄을 발족해 CXL 메모리 표준화를 추진해 왔다.
내년 CLX 메모리 양산을 앞둔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CXL 메모리 전용 HMSDK(Heterogeneous Memory Software Development Kit)도 개발해 오픈 소스로 배포할 계획도 세웠다. 이에 HPC 제조사 가운데 CXL 메모리 공급 논의가 이미 진전된 곳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D램을 만들어서, 고객사에 납품식으로 넘기면 된다. HPC나 서버를 제조하는 기업에서 SK하이닉스가 만든 D램과 함께 CPU, GPU 등을 사서 종합적으로 (HPC를) 만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슈퍼컴퓨팅 제조사 가운데 무조건 델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델 공급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델에 HPC용 CLX 메모리 공급을 성사시킬 경우 이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된다. HPC 제조 업체로는 IBM, 인텔, 엔비디아, 크레이, 델 EMC, 레노버, 후지쯔, HPE 등이 있다. 차세대 HPC용 반도체 개발에 이어 양산 후 공급을 타진해 볼 수 있는 공급 대상 제조사는 상당수인 셈이다.
생산 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 CPU, GPU를 모듈화 하는 공정마저 담당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모듈화를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