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산다"···삼성SDI 시설투자 전략에 대한 우려
"오늘만 산다"···삼성SDI 시설투자 전략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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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삼성SDI의 시설투자(Capex) 전략을 두고 "현재만 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에너시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6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조사에서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량은 총 10GWh였다. 시장 전체가 203.4GWh인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은 4.9%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보다 낮다.

삼성SDI의 전년대비 성장률도 50.6%(6.6GWh→10.0GWh)로 업계 평균인 76.8%에 못 미친다. 그 결과 삼성SDI의 순위는 6위에 그쳤다. 

삼성SDI의 점유율은 2020년 1~6월 6.4%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5.2%로 집계되는 등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삼성SDI의 Capex 전략과 맞물린다.

지난해 말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취임 소통 간담회에서 "진정한 1등은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SDI의 올해 상반기 Capex는 1조1500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해 Capex를 종전 6조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늘리고, 상반기에만 2조7000억원을 집행했다. 

SK온도 연간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하기로 한 Capex 6조5000억원 중 약 4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능력(Capa)을 올해에만 연 200GWh 수준으로 늘렸고, 2025년까지 520GWh를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77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SDI는 중장기 생산능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눈 앞의 결과는 삼성SDI가 당연히 우세하다. 2분기 유일하게 웃을 수 있었던 배터리 업체다. 삼성SDI의 2분기 매출은 4조7408억원, 영업이익은 4290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은 삼성SDI보다 높은 5조706억원을 시현했지만, 영업이익은 1956억원으로 삼성SDI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SK온은 매출 1조2880억원, 영업손실 3266억원으로 더 참혹하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삼성SDI에 더 큰 우려를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공장 착공 후 2~3년 뒤에야 제품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지금 Capex 투자가 이뤄져야 2~3년 뒤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I가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펼치다보니 Capex가 타사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며 "타사는 미래를 살 때 삼성SDI만 현재를 사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삼성SDI의 목표가를 93만원에서 48만원으로 반토막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는 중국 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경쟁자들보다 증설에 보수적이기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이 계속 깎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확대하는 것 역시 삼성SDI의 입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에 삼성SDI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당사는 고객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확실한 수요를 근거로 투자를 집행한다"며 "당초 계획 대비 투자는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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