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회사원 A모씨는 2020년에 시작한 투자에 대해 최근 들어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FOMO증후군'(다른사람과 비교해 투자하지 않는 자신이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증후군), 'TINA증후군'(주식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신조어) 등과 같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투자하지 않던 사람들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게끔 만들던 때 A씨 역시 분위기에 휩쓸려 시작한 투자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통화·재정정책으로 인한 자산가치의 상승은 당시에 A씨에게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여줬으며, 주변에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곤 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A씨의 계좌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시장을 바꾸어 놓았을까? '영끌'·'빚투'로 공격적인 투자를 한 젊은 세대는 앞으로 어떻게 자산관리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인가? 금리상승기에 대처하는 투자전략은 무엇일까?
◇ 시장의 변화
젊은 세대는 영끌·빚투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저금리 기조 하에 풀린 시장의 막대한 유동성이었다. 코로나로 급락했던 자산시장은 단기간 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급반등했다. 전례 없는 부양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기조 아래 지속적인 완화정책을 고수했다.
하지만 바로 그 인플레이션이 원인이 돼 자산시장은 올해 초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경기 회복과 함께 오랫동안 잠재됐던 수요폭발로 시작한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의한 공급부족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연준의 금리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연준의 '빅스텝'(0.5%p 금리인상),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같이 가기 어려운 물가와 경기라는 두 가지의 키워드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 되고 있는 상황이다.
◇ 영끌·빚투 MZ세대의 자산관리 전략
공격적인 투자를 한 젊은 세대 중 시장이 조정을 받기 전 익절을 한 경우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고점에 물려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손절과 보유라는 두 가지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데,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이 소득수준과 이에 따른 원리금 상환 가능 여부다.
금리상승이 본격화되면서 보통 1년 주기로 기한이 만기되는 신용대출의 경우 이제 높아진 금리로 기한연기가 되고 있다. 이때 원리금상환 부담금액이 자신의 소득에서 고정비를 뺀 부분을 초과해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에게 신용점수 하락이라는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손절과 보유를 선택할 때 중요한 점은 내가 선택한 투자자산에 대한 확신이다. 코로나 직후에는 대부분의 자산가치가 상승해 어떤 자산군 혹은 섹터를 골랐더라도 실패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금융환경 사이클이 변화해 현재의 경기, 물가 그리고 금리에 맞는 상품들로 교체가 필요하다. 특히 지금부터는 각 기업의 실적 가이던스를 매우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아 손절매를 해본 적이 없다면, 손실을 확정하는 결정이 쉽지 않겠지만 현재의 사이클에 맞지 않는 상품은 과감한 손절매가 필요하다. 이는 투자에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 중 하나다. 만약 보유를 택했다면 내가 가진 자산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보고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투자라고 하지만, 거시적 투자환경을 알고 투자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마음이 편안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이 꼭 필요하다.
◇ 금리상승기의 투자전략
그렇다면 젊은 세대는 현재 시점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자산관리를 해야 할까? 우선 대출의 비중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인의 소득수준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자금 운용에 대한 부분인데 목돈운용(핵심자산)은 채권투자, 적립식(위성자산)은 주식투자를 권한다.
채권금리가 고점을 형성했다는 시장의 컨센서스로 인해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주요국가 중앙은행의 빠른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장기금리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잡히지 않은 인플레이션, 추가적인 금리인상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한 변동성이 예상되기에 단기적으로 분할해 매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경기둔화 혹은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또는 미국의 장기 국채투자를 제안한다.
위성자산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투자로 본인 성향에 맞는 요구수익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자산가치 상승속도를 고려했을 때 젊은 세대에게 안정성만을 고려한 재테크를 권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록 금리인상기이긴 하나 장기적 관점에서 다시 기준금리 인하로 수혜를 볼 종목을 꼽자면 기술·성장주다. 이들은 이미 과대낙폭으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다.
나스닥, 국내 IT, 미국반도체지수 등의 섹터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면 침체 후 경기 회복단계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이나 채권투자의 방법으로는 직접매매, 펀드, ETF 등의 방법이 있다. 특히 채권의 경우 개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인 펀드 또는 ETF 투자를 권한다.
젊은 세대가 투자한 자산군 중 가상화폐는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상화폐도 미래의 투자자산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중요한 점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확히 알고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심을 갖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영끌·빚투가 사회적인 현상이 될 만큼 젊은 세대는 투자에 적극적이었고,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쓴맛도 경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보다 앞으로 벌어나갈 돈이 많은 세대가 바로 젊은 세대다. 지키기 전략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자산을 키워나가는 전략이 필요한 세대다. 다양한 투자 경험 또한 중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금리인상기에 맞는 섹터로 운용해야 하는 것처럼 상황에 맞게 지속적인 리밸런싱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드머니를 만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