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한 달째 오름세를 이어간 코스피가 이번주(8월16일~19일)에는 강보합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견조한 주요 지표에 따른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상승 탄력을 지지하겠지만, 기업 이익이 하향 조정될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8월8일~12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2490.80) 대비 37.14p(1.49%) 오른 2527.94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67억원, 3018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개인은 22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하향 조정과 감축 법안 통과 기대에 따른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두 달 만에 2500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우려가 불거지면서 반락, 2480선으로 밀렸다. 이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PPI(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온 데 따른 안도랠리로 단숨에 2520선으로 올라섰다.
이번주 증시는 호재와 우려 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의 탈피 기대감은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기업 실적 하향 조정과 밸류에이션 상승 등은 하락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를 2450~2580선으로 제시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마트와 홈디포, 타겟 등 미국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이 오는 16~17일 발표된다"며 "7월 CPI가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이 높았고 필수소비재 가격 상승은 여전했다는 점에서 유통업계 관련 기업 실적이 재차 경기 둔화 우려로 확대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오는 18일 공개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CPI 발표 후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0.75%p 인상(자이언트 스텝) 확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향후 QT(양적축소)와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 대한 의원들의 견해에 따라 경기 판단이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기태 연구원은 "미국의 견조한 고용과 물가 피크아웃이 경기 경착륙 우려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는 있겠지만, 에너지 하락에 기댄 물가 피크아웃은 반대로 매파적 연준의 명분이 될 것"이라며 "고용시장의 뜨거움이 사라지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지기 전까지 연준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FOMC가 9월에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상하고 향후 인상 폭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이에 대해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FOMC에서 향후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한 건 금리 결정의 상방과 하방이 모두 열려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증시 반등에는 미국의 6월 CPI 발표 후, 물가에 대한 시장 해석의 변화와 연준 긴축 행보의 투명성 증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에 기인한다"면서 "9월 FOMC 이전까지는 성장주 위주의 증시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