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재발 방지 요구' 공문 발송"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울산 최대 재개발 구역인 중구 B04 구역의 사업 시공권을 두고 시공평가능력 1위와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총사업비 2조원, 공사비만 1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두 곳 모두 물러설 수 없다보니 조합 측이 공식 설명회를 제외하고는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지만 불법 홍보 등 양 측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울산 중구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불법 개별 홍보에 대한 경고성 공문을 받았다.
앞서 조합은 지난 2일 시공사 선정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4조에 의거 토지 등 소유자를 상대로 개별 홍보를 금지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지난 17일 OS요원(홍보원)을 현장에 투입해 대면 홍보를 실시했고 이를 확인한 조합은 회사 측에 홍보 증단을 요청, 소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사의 브랜드에 대해 조합원분들이 잘 알지 못하고 최소한의 알권리를 위해 책자로만 대면홍보를 시도했을 뿐 금품이나 향흥을 제공하지 않았다"라며 "조합의 지적 이후 어떠한 불법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불법적인 홍보활동을 했지만 중단 요청에 바로 응하고 해당건에 대해 사과한 만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합 측은 조합원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현대건설이 17일 오후 대면홍보를 시작하자마자 1시간도 되지않아 조합에서 사실 확인 및 중단 요청이 와서 즉시 대면홍보를 중단하고 해당건에 대해 사과했다"라며 "조합의 중단 요청을 받아들여 그 즉시 중단한 점 등 위반사항이 경미해 공정한 경쟁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낼 예정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조합 측의 개별홍보 금지에도 불구하고 불법 홍보에 나서는 것은 사업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울산 중구 B04구역은 교동 일대 구도심을 재개발해 총 4080가구를 짓는 것으로 예상 공사비만 1조원 이상, 총사업비 2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임대주택을 제외하고도 일반분양이 2800가구에 달해 사업성도 높다.
앞서 조합은 기존 시공사인 롯데·GS건설과의 시공권 계약을 해제했다. 공사비 협상 난항을 겪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 사용을 거부한 탓이다.
이에 삼성물산이 곧바로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에 나섰고 현대건설도 조합 측의 불만을 정조준 해 고급 브랜드 '디 에이치' 적용을 선언하며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현재 양 사는 사업장 곳곳에 현수막을 걸며 눈도장 찍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선별 수주 전략을 내세운 탓에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누적 수주액이 8172억원에 불과해 이번 수주가 절실하다. 올해 약 7조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달성한 현대건설의 경우 이번 사업을 수주할 경우 GS건설이 2015년 세운 8조100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수주에 대한 의지가 크다.
한편,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은 오는 31일 본입찰 마감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