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점포는 변신 중"···통폐합 속 '디지털 특화·휴식 공간'으로 탈바꿈
"은행점포는 변신 중"···통폐합 속 '디지털 특화·휴식 공간'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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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효율화에 따른 고민···4대 은행 지점, 전년말比 4.41%↓
연말까지 추가 통폐합 예정···"실효성 높일 방안 고민해야"
하나은행의 신개념 점포인 '하나 톡톡 라운지'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의 신개념 점포인 '하나 톡톡 라운지' (사진=하나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발길이 줄어든 지점을 줄여나가되,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자 남아있는 점포를 차별·멀티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직원 대신 디지털 기기가 전진 배치되는가 하면 삭막했던 지점 내 공간을 방문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 곳도 등장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폐쇄점포를 지역소통 공간으로 꾸민 '하나 톡톡 라운지'를 개점했다. 하나 톡톡 라운지가 조성된 곳은 지난해 12월 폐쇄된 경기도 안산시 소재 상록수지점 자리다. 상록수지점을 리모델링해 은행 업무는 물론,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우선 STM(Smart Teller Machine)과 ATM(Automated Teller Machine)으로 구성된 셀프뱅킹 코너에서 고객은 화상상담과 간단한 은행 업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다.

복잡한 업무라면 영업점 직원이 방문하는 날엔 대면 상담도 가능하다. 인근 영업점 직원이 주1회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직접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5일장 개념의 팝업 브랜치를 운영하는데, 이는 기계에 익숙지 않은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조치다.

특히 지역 주민이 모여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우드 톤(Wood tone) 인테리어의 커뮤니티 라운지도 제공한다. 폐쇄된 점포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은행 업무와 친목도모가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최근 은행들은 다양한 테마의 은행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순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직원 대신 디지털 기기가 자리잡고 있는 디지털 특화점포가 대표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초소형 자동화 점포인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을 서울 우이동·구일지점과 경기 파주 문산점에 신설했다. 수익성 악화로 폐쇄됐다가 무인 점포로 재탄생한 곳들이다. 소비자는 화상상담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일부 영업점에 AI은행원을 배치, 가상의 은행원이 은행 업무나 서비스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한 지붕 두 은행 형태의 '공동 점포'와 편의점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편의점 점포'도 은행들의 점포혁신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다. 우리·하나은행은 지난 4월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 KB국민·신한은행은 최근 경기 양주시 고읍동에 공동 점포를 개점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이마트 '노브랜드', 신한은행은 'GS편의점', 하나은행은 'CU편의점'과 각각 제휴를 맺고 편의점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런 은행권의 특화 점포에는 지점 폐쇄 흐름 속 점포 효율화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 디지털 금융 일상화로 지점 통폐합이 은행들의 당면 과제가 된 가운데, 금융소외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일 방안으로 특화점포, 공동점포 등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6월말 기준 지점(출장소 포함) 수는 총 2943곳으로 지난해 말 3079곳 대비 4.41%(136곳)가량 줄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44곳, 우리은행 40곳, 국민은행 36곳, 하나은행 16곳 감소했는데, 이들 은행은 당장 연말까지 10여곳의 점포를 추가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금융거래의 대다수가 모바일 채널로 이뤄지는 데다 영업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비용이 들다 보니 각자 개선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점포 폐쇄에 따른 효율화 방안 마련은 불가피한 흐름으로, 아직 영업점을 필수 채널로 인식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켜줄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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