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지난 12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국내외 기관 중 성장률 실적치와 가장 정확하게 전망값을 낸 기관은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로 나타났다. 이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정확도가 높았고 기획재정부는 그 뒤를 이었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한은과 기재부, KDI, IMF, OECD 등 5개 국내외 기관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와 실적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관 중 KDI가 실적치와 가장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다만 전망치 기준은 기관별로 상이했다. 한은과 기재부는 각각 전년 12월부터 당해년 1∼2월 사이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을, KDI는 전년 10∼12월 전망치와 성장률 실적치를 비교했다. 해외기관인 IMF와 OECD는 각각 전년 10∼12월과 9∼10월에 내놓은 전망치를 기준으로 했다.
한국경제는 2010년 6.3% 고성장한 뒤 주로 2%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성장률은 △2011년 3.7% △2012년 2.0% △2013년 2.8% △2014년 3.3% △2015년 2.8% △2016년 2.9%을 각각 기록했다.
이후 2017년엔 3.1%로 3%대 성장을 회복했지만 2018년(2.7%), 2019년(2.2%) 등 다시 2%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2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0.7%)을 기록했다가 지난해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4.1% 성장했다.
이 기간 KDI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평균 오차는 연평균 0.81%포인트(p)로, 5개 기관 중 가장 작았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KDI의 예측이 가장 크게 벗어난 해는 2012년의 1.8%p였고, 가장 오차가 적었던 해는 2016년의 0.1%p였다.
같은 기간 한은의 연평균 오차는 0.88%p 였다. 한은 역시 2010년(1.7%p)과 2012년(1.7%p) 오차가 가장 컸다. 정부당국인 기재부의 연평균 오차는 0.95%p로 나타났다.
다만 기재부의 전망치는 통상 정책을 감안한 목표치인 만큼, KDI나 다른 기관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정부와 통화 당국의 전망치는 시장에서 일종의 신호나 메시지로 읽힐 수 있어 비관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기관들은 이 기간 '낙관적 전망'을 다수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기간 동안 기재부는 전망치가 실제 성장률보다 낮았던 경우는 2010년(5% 내외)과 2017년(2.6%), 2021년(3.2%) 등 세 차례밖에 없었다. 나머지 아홉 차례는 전망치가 실적치보다 훨씬 높았다.
한은과 KDI 역시 2010년과 2017년, 2021년을 제외한 전망치가 실제 성장률보다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한은의 전망치가 실적과 꼭 부합한 경우는 한 차례 있었고, 기재부와 KDI의 전망치가 실적치를 정확하게 맞춘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