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전세대출 차주 중 61%, 2030세대
변동금리에 2030 전세대출 잔액 100조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 이직을 앞둔 김 모(28) 씨는 회사 근처의 전셋집을 알아보다 상담 은행으로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안내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7월만 해도 연 2% 중반대에 가능했던 대출의 금리가 연 5%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한도를 꽉 채워 2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김 모 씨가 내야 하는 이자는 한 달에만 88만원. 결국 김 모 씨는 전세 대신 월세를 알아보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 차주들도 '금리 인상 쓰나미'에 직면하게 됐다.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 금리가 연 7%대 진입을 목전에 둬, 차주들의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세대출은 변동금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다 사회초년생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이자 폭탄'과 함께 부실화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4.51~6.32%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4.92~6.32%, △신한은행 4.51~5.51% △하나은행 5.10~5.70% △우리은행 4.95~5.35%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중순 4.79%였던 대출금리 상단은 전세대출의 지표 금리로 사용되는 코픽스와 금융채가 빠르게 오르면서 7%선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의 압박에 일부 은행이 전세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른 탓에 체감 효과가 적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코픽스는 전달보다 0.44%포인트(p) 뛴 3.4%를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3%대를 돌파했다. 오는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고됨에 따라 금융권에선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조만간 연 7%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뛸수록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세입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자금대출은 거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6개월 단위로 금리가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고정금리 전환이 힘든 데다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이자 부담을 그대로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는 전세대출 이용 비중이 높은 2030세대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을 보면 2030세대 차주가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20대 차주가 23조8633억원, 30대 차주가 70조1325억원으로, 2030세대의 전세대출 잔액만 100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곳곳에서 전세대출이 부실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금리가 워낙 빠르게 오르다 보니 전세보단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어서 세입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두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