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 채권시장의 경색이 기업 신용도에 악영향을 준다고 진단하면서도 대부분 기업이 만기도래 차입금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평가하는 배경으로 기업들이 자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거나 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 능력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2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이같이 밝히며 현대제철, SK텔레콤, 에쓰오일, GS칼텍스,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등은 현재 유동성으로는 1년내 만기도래 차입금을 모두 커버하기엔 충분하지 않지만, 자금조달 능력을 감안하면 유동성 채권만기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채권시장의 위축은 대부분의 기업이 만기 도래하는 대규모 채권을 차환할 때 훨씬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고, 이는 기업의 이자 비용 부담 능력 및 영업현금흐름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대부분의 한국 비금융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포스코홀딩스(Baa1/안정적)는 2022년 7월~2023년 6월 기간 중 만기도래하는 연결기준 차입금 규모가 조정전 총차입금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또한 SK이노베이션(Baa3/부정적) 등 설비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다만 무디스는 "현 시장 상황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한국 민간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향후 12개월간 국내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한 스트레스 시나리오에서도 대부분 기업이 1년 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는 은행 여신을 통한 자금조달 능력이 있거나,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