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주 3조원 규모의 1차 추가 캐피탈콜(펀드자금 요청)을 시작하고 시장에서 소화가 어려운 회사채·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 매입을 재개한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여파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유동성 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오전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권 협회,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표한 '50조원+α' 규모 유동성 지원 조치 관련 추진현황을 설명하고 업권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지난 24일 기업어음(CP) 등을 중심으로 매입을 시작했다. 최근 단기자금시장 투자수요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매입조건도 완화했다.
아울러 시장소화가 어려운 회사채와 여전채 등의 매입을 재개하는 한편, 3조원 규모의 1차 추가 캐피탈콜을 다음주 중 시작할 계획이다. 캐피탈콜 시행에 따른 금융기관 출자부담을 완화하고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분할출자하도록 할 예정이다.
회사채 시장 수급요인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 채권발행 분산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채권발행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관계부처와 함께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에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과도한 채권매도, 매수축소 등을 자제해달라 요청했다.
최근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과 관련해선 다음주 초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부동산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업권도 자금시장 관련 자체 대응사항을 공유했다.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 최소화, 단기시장 유동성 공급, 채권매입 등의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중이다. 앞서 정부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유예, 예대율 규제 완화 등의 조치를 발표한 만큼 유동성 공급 여력이 확대돼 이를 기업대출, 크레딧라인 유지 등이 활용할 방침이다.
금투업권의 경우 지난 27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권사 보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공동 매입했다. 보험업권도 채안펀드 캐피탈콜 등에 적극 협조하고 여전업권도 자체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 협조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불안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 및 악성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