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다 높은 수익률···리스크 등 고려해야"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금리 급등기를 맞아 증권사들도 은행, 저축은행 등 수신전문금융사에 맞서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머니게임에 적극 가세하고 나섰다. 정부의 글로벌 IB육성전략에 따라 도입된 발행어음이 그 첨병을 맡고 있는데, 새로운 대체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7일 마이데이터 가입 고객 대상으로 세전 연 6% 약정식 특판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1인당 최대 100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판매된다. 앞서 KB증권은 지난달 17일에는 발행어음의 1년 만기를 5%, 6개월 만기 금리도 4.8%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5.2%의 6개월물 특판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1인당 가입한도는 최대 2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토스뱅크 모바일 앱을 통한 발행어음 거래 서비스를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토스뱅크를 통해 선착순으로 판매 중인 1년 만기 발행어음은 연 4.20% 특판 금리를 제공했다. 앞서 지난 8월 한국투자증권이 2000억원 한도로 출시한 연 4%대 고금리 특판 발행어음은 출시 4일 만에 완판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를 기존 4.1%에서 5.05%로 상향조정했다. 90일 이하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2.55%에서 3.2%로 올랐고, 91~180일은 3%에서 3.5%로, 181~270일은 3.95%에서 4.95%로 각각 인상했다. NH투자증권은 1년 만기 4.50% 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어음을 발행하고 투자자에게 약정금리로 원리금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 확정금리형 상품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증권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4곳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지속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보다 발행어음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발행어음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발행어음은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달리 가입 조건에 제한이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12조7183억원으로 전년동기(7조4232억원) 대비 71.33% 증가했다. 발행어음형 CMA는 계좌 입출금 시 발행어음을 자동 매수·매도하는 상품으로 다른 유형의 CMA보다 금리가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금보다 높은 금리의 상품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발행어음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투자자들은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취급하는 상품인 만큼 예·적금보다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증권사 입장에서도 발행어음은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