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들어 증시 침체와 자금시장 경색 등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하락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오는 12월 29일까지 자사주 보통주 10만주와 우선주 5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신영증권은 지난 8월10일까지 자사주 보통주 10만주와 우선주 4만4093주를 취득한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1월 3일까지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보통주 20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9월 약 256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대신증권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5월31일까지 자기주식 보통주 150만주를 취득했다.
자사주는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직접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의미한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거래되는 유통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주식의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주주친화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히며, 일반적으로 기업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통화 긴축 등으로 인해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임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는 지난 2월 4000주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원종석 대표가 올들어 취득한 자사주는 총 5만9563주이며, 지난 9~10월에 1만447주를 매수했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는 이달들어 장내 매수를 통해 총 1만주를 매입했다. 박 대표는 지난 9월에도 자사주 3465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정진욱 한양증권 상무대우는 장내매수를 통해 이달들어 자사주 2000주를 취득했다. 김세중 한양증권 상무는 지난 10월 7538주를 장내매수 했다. 최석종 다올투자증권 부회장은 지난 10월 2만7510주를 취득했다. 김형남 다올투자증권 감사위원도 지난 10월 자사주 1만주를 장내매수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1차적으로 매수 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능동적 주체로 나서면서 수급 안정성을 제고한다"며 "2차적으로 유통주식수를 감소시키고 자본 항목에서 자본조정으로 차감돼 일시적인 EPS와 ROE를 증식시키며, 회사의 주가 부양 의지와 기업가치가 저평가 됐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시그널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실제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 효과가 있으며, 매입 공시가 대체적으로 호재로 작용한다"며 "단발성에 그치지만 실제로 매입이 이뤄지면 지수 대비 성과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증시 하방 압력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 기업의 주가 분양 의지가 있다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추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