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주 2500선 안착을 노렸다 되레 뒷걸음한 코스피가 이번주(12월5일~9일) 어떤 흐름을 보일지 주목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으로 인한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이 나오지만, 부진한 수출 성적에 대한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은 지수 상승 저해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1월28일~12월2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2437.86) 대비 3.53p(0.01%) 내린 2434.33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095억원어치 사들였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4억원, 727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수는 초반 주춤하며 2400초반까지 밀렸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중국 당국이 방역 정책을 완화하리란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며 2470선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12월 FOMC 회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선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도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으로 해석되며 상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막판 수출 성적이 부진한 영향으로 다시 2430선으로 밀렸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미 동부시간) 열린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빠르면 12월에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연착륙으로 가는 길에 있다고 믿고 싶다고 언급해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번주 증시는 파월 의장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더해 미 연준의 피벗 가능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20~2540으로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 만큼,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당분간 연준 정책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와 관련, 사전·후 경계감은 앞서간 시장 기대와 엄중한 매크로 현실간 이격 조정을 자극할 수 있다"며 "이는 국내외 시장금리 추가 상승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승을 제약 또는 되돌리는 역풍으로 기능할 개연성이 높은 만큼, 산타랠리보다는 깔딱고개 구간에서의 시장 숨고르기 전환가능성에도 무게를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수출 성적표가 부진한 점은 우려 요인이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 11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19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603억3000만 달러)보다 14.0% 감소했다. 반도체(-29.8%)와 석유화학(-26.5%)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중국에서 25.5% 급감했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도 13.9%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 및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최근 한국 주식시장 상승의 주요 수급 주체가 됐던 외국인 자금 순매수는 점차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차익 메리트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여부에도 주목한다. 금투세 2년 유예가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내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있다. 정기국회 종료일은 오는 9일이고, 본회의 전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금투세는 예정대로 내년 첫 거래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