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번 금리인상 폭은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날 새벽 국제금융시장 변동성도 제한적 모습이었다"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0.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최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와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추 부총리 외에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13~14일(현지시간) 진행된 올해 마지막 FOMC에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 3.75~4%에서 4.25~4.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6월 FOMC부터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이라는 초강수를 단행한 것 대비 긴축 속도가 완화된 것이다. 이는 11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치(7.3%)보다 낮은 7.1%를 기록하는 등 물가안정 시그널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추 부총리는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 정부의 시장안정조치 등으로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며 "CP 금리는 10월초 이후 최초로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회사채 금리도 하향 안정화됐다. 140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200원 후반대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향후 주요국 물가 및 통화긴축 향방, 경기둔화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현재는 금리인상 속도(how fast)보다 최종금리 수준(ultimate level)과 지속기간(how long)이 중요하다"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추 부총리는 "현재 24시간 점검체계 하에서 매일 아침 실무회의, 매주 고위급 금융시장점검 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며 "금융이벤트에 대응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금융 분야별 취약요인과 대응방향을 논의하며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안인 기업 자금조달, 금융기관 유동성, 부동산금융 분야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우선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을 내년 1월 중 완료할 계획"이라며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총 11조원)과 증권사 및 건설사 보증 PF-ABCP 매입기구(총 2.8조원)도 매입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년 초부터 5조원 규모의 P-CBO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여 기업들의 원활한 회사채 발행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기관 유동성 지원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증권사의 유동성 지원(3조원)과 함께 한국은행의 RP매입,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로 금융기관의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아울러 부동산 PF 사업자 보증규모를 5조원 추가 확대한데 이어, 5조원 규모의 미분양 PF 대출보증도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