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권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자제해왔던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한다.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차환 발행을 우선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은행권과 함께 '제3차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최근 회사채·기업어음(CP)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자제했던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중단했다. 안전자산인 은행채에 자금이 몰릴 경우 시장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다만, 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자금조달 수단인 수신상품의 금리가 올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은 기존 은행채 만기도래액 및 예수금 이탈, 기업대출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수요가 커지고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채권시장 안정화 추세와 은행권 연말 자금조달·운용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만기도래 차환 목적의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은행권은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2조3000억원 규모의 은행채 차환발행을 추진한다. 또 내년 1월과 이후 만기도래분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발행시기와 규모를 분산·조정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이 재개될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 해소와 은행채 스프레드 축소, 예금·대출금리 및 코픽스 금리 하락 등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은행채가 탄력적으로 발행될 수 있도록 은행권과 소통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말 자금시장 상황을 고려해 퇴직연금 이동, 역머니무브 및 자금조달 경쟁 등에 따른 자금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관리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권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유동성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철저히 감독해 나가는 한편, 기업 자금사정 및 부동산금융 분야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