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결산-증시] 3高·글로벌 리스크에 '털썩'···내년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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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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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2988.77을 기록하며 3000선을 코앞에 둔 채 시작했던 코스피 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 인상)'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로나 팬데믹을 수습할 틈도 없이 발생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는 2300선을 하회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세계 긴축 효과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국내증시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인 회복세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 고물가·고금리 지속···'1월 효과' 전무 가능성

지난해 3300선을 돌파했던 게 무색하게도 코스피 지수는 올들어 하락세를 지속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락일인 전날 코스피 지수는 2280.45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3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10월 31일(2293.61)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올들어 708.32p(23.69%)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398조6684억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연초(1037.83) 대비 345.46p(33.28%) 하락했다.

올해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미국의 긴축 우려 등 증시 악재들이 끊이지 않았고, 이에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새해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특별한 호재 없이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가 내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2년 금융시장을 압박했던 물가와 금리 상승 행진은 2023년 상반기 중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에도 본격적인 인하로의 전환에는 상당시간 소요가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에는 8~1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높아진 금리가 하락세로 바뀌더라도 물가와 금리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제 성장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경험적으로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스프레드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 재고 소진 사이클에서 실적 둔화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과거 경기둔화기를 겪은 국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3개 분기 어닝쇼크를 경험한 바 있으며, 내년 상반기 실적 시즌까지 어닝 쇼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증시 '상저하고' 전망···반도체·2차전지 등 '주목'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긴축 등으로 인해 위태로운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에는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은 '상저하고'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반도체, 2차전지 등의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팽창과 인플레이션 간의 시차는 2년에서 2년 반 정도"라며 "2021년 3월 바이든 정부는 경기부양 목적으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예상을 편성했고, 유동성 팽창과 인플레이션 간의 시차를 감안하면 2023년 초중반까지 재정정책에 의한 인플레이션 파급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탈피하는 시점은 글로벌 경기 개선 시점과 겹칠 때가 많으며, 계절조정 한국 수출금액은 2022년 고점을 기록했고 이후 감소했다"며 "한국 수출 증가율은 2023년 중반 이후 하락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투자유망 업종으로 반도체, 2차전지 등을 꼽았다. 특히 공급 과잉과 경기침체로 수요가 떨어지며 하락세를 맞은 반도체 업종은 내년이 반등의 시기로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을 줄이고 있고, 이로 인해 공급 감축 효과가 반영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영업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은 "통화긴축의 충격이 경제 전반에 스며들면서 상반기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하반기엔 긴축 사이클 종료와 기업 실적 회복에 힘입어 지수 수준이 단계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주식 장세 측면에서는 역금융·역실적 장세에서 금융장세로의 전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장세 초반에 강한 금융주를 비롯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고수익 성장성을 보유한 종목 위주로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경기순환주인 반도체 주식은 2022년 업황이 나빠지면서 주가가 부진했다"며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로 내년 하반기 이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크게 낮아졌어도 미래 핵심 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점차 늘려간다는 전략 하에 세부 투자 전술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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