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부동산시장은 롤러코스터 내리막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미친듯이 오르던 집값을 걱정하다가 불과 1년 만에 가파르게 내리는 집값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주간 아파트가격은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매주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부터 조짐은 있었다. 거래량이 먼저 크게 감소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감소 이후 6개월 내 반등하지 못하면 본격 침체로 진입하는 경향이 있다.
수도권 지역부터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고점 대비 30%이상 하락하더니 서울도 노.도.강 지역이 하락했고 강남3구에서는 송파구가 먼저 하락을 시작해서 서초, 강남구로 하락의 불길이 번지고 있다.
2022년 1년 동안 도대체 부동산시장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작은 금리인상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자 2015~2021년 동안 소득 대비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꺾였고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금리가 높다고 집값이 무조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매매와 전세시장 모두 대출 총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의 지배력이 강화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집값이 서서히 안정되지 못하고 빠르게 하락하면 세수감소, 역 전세, 건설경기 위축, 소비감소, 내수경제 침체 등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상상 이상이 된다.
추석 이전만 해도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큰소리치던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랴부랴 규제지역 해제의 속도를 내고 있으며 취득세, 양도세, 대출, 등록임대사업자 규제 4종 세트도 풀면서 다주택자들에게 SOS를 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금리도 더 오르고, 집값은 더 떨어질 것 같은데 규제를 풀어준다고 굳이 지금 집을 사야 할까? 부동산은 폭주 기관차와 같아서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규제를 강화해도 쉽게 멈추기 어렵고 반대로 한번 멈춰버리면 규제를 풀어주어도 빨리 출발하지 않는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2023년 부동산시장은 하락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오면 고점 대비 30%이상 조정된 매물 위주로 일시적 반등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전 고점을 넘어 대세상승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23년 부동산투자 전략은 하락장을 잘 넘어가기 위한 위험관리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V자 반등을 할지 L자 장기침체로 갈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바닥까지 내려는 가야 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바닥의 시그널은 미분양 전국 10만호·수도권 3만호, 고점 대비 30~50%하락, 패닉 셀(투매), 강남 조정대상지역 해제, 5년간 양도세 면제(양도세 특례) 등이다.
혼인, 부모님 봉양, 자녀 교육 등 주택이 필요한 실 수요자는 허용가능한 자금범위 내에서 금리인상이 멈추고 고점 대비 30% 하락한 급매물 위주로 선별투자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당장 주택이 필요가 없는 무주택자라면 조급증을 버리고 바닥의 신호를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집 하나 있는 1주택자는 상급지로 갈아타는 경우 아니라면 보험이라 생각하고 일상에 충실하는 것이 낫다. 하나 있는 집을 팔고 기다렸다가 다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생각보다 타이밍 잡기가 어려운 전략이다. 다주택자들은 장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일시적 반등이 올 때 주택 수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